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이 정도는 서비스죠?"라며 공짜를 요구하는 고객을 만납니다. 이 글은 당황스러운 요구에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고객의 요구를 '추가 매출'과 '전문가 인정'의 기회로 바꾸는 현실적인 '가치 전환 화법' 3단계를 실제 컨설팅 사례와 함께 제시합니다.
"이것도 서비스죠?" 이 한마디에 심장이 쿵 하신다면
반갑습니다. 자영업자분들의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컨설팅하는 박병진입니다.
미용실에서 "염색하는데 클리닉 조금만 서비스로 해주세요"라는 말. 네일샵에서 "파츠 하나만 그냥 붙여주시면 안 돼요?"라는 부탁. 인테리어 현장에서 "이왕 하시는 김에 저기 선반도 하나 달아주시죠"라는 요구.
이런 말을 듣는 순간, 사장님들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
단골이라 거절하기 미안하고, 안 해주자니 속 좁아 보일까 걱정되고, 해주자니 다른 손님과의 형평성도 문제고 무엇보다 내 인건비와 재료비는 누가 챙겨주나 싶어 속이 쓰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럴 때 절대 "안 됩니다"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네? 갑자기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사장님은 그 손님과 '적'이 됩니다. 우리는 고객과 싸워서 이기려는 게 아니죠. 돈을 벌어야 합니다.
오늘은 이 난감한 '공짜 요구'를 사장님의 전문성을 증명하고, 오히려 추가 매출까지 일으키는 '기회'로 바꾸는 아주 현실적인 대화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왜 '공짜' 요구에 당당하지 못할까?
많은 사장님이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습니다. 제가 수백 명을 컨설팅해보니,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관계'가 깨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특히 나를 믿고 찾아주는 단골 고객일수록 "이거 하나 안 해준다고 삐쳐서 다신 안 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섭니다.
둘째, 서비스의 '경계'가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어디까지가 기본이고 어디부터가 추가인지 사장님 스스로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고객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도 과거에 사업할 때 이 문제로 속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한숨) 말도 마십시오. 단골이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다 결국 마진율 다 깎아 먹고 가게 문 닫을 뻔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호구'가 되는 겁니다.
사장님의 기술과 시간은 절대 공짜가 아닙니다. 이 인식이 바로서야 고객도 우리의 가치를 존중해줍니다.
3류는 거절하고, 1류는 제안합니다: '가치 전환 화법' 3단계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 거절하는 건 3류입니다. 관계만 나빠지죠. 그렇다고 다 퍼주는 건... 그냥 망하는 길입니다.
1류 사장님은 그 요구를 '가치 제안'의 기회로 바꿉니다. 저는 이것을 '가치 전환 화법'이라고 부르며, 실제 컨설팅 현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기술입니다.
이 화법의 핵심은 '거절'이 아니라, 고객이 몰랐던 '더 큰 가치'를 알려주고 '선택권'을 주는 것입니다.
1단계: 인정과 공감 (마음의 문 열기)
고객이 무언가를 요구할 때, 그 마음의 본질은 '이왕이면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기대감입니다. 일단 그 마음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 (X) 나쁜 예: "손님, 그건 추가 요금인데요." (바로 철벽을 치는 말)
- (O) 좋은 예: "아, 그렇죠. 염색하시면서 클리닉까지 받으시면 머릿결이 훨씬 좋아지죠. 역시 제대로 아시네요."
먼저 고객의 안목을 칭찬하고 그 요구에 공감하며 마음의 문을 엽니다. '이 사장님이 내 마음을 아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2단계: 명확한 경계 설정 (전문가로서의 선언)
공감했다면, 이제 전문가로서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합니다. 여기서 어물쩍 넘어가면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돈' 이야기가 아니라 '가치' 이야기로 풀어야 합니다.
- (X) 나쁜 예: "그건 5만 원 추가예요." (돈 이야기부터 하면 거부감이 듭니다.)
- (O) 좋은 예: "지금 요청하신 클리닉은 저희 샵에서 사용하는 프리미엄 제품 라인이라, 기본 염색 서비스에 포함되긴 어렵습니다. 그건 별도의 전문 시술 과정이거든요."
포인트는 "그건 '공짜'가 아니라, 값을 받아야 하는 '전문 시술'입니다"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서비스'라는 단어를 사장님 입에서 먼저 쓰지 마십시오. '시술', '관리', '작업' 등 전문 용어를 사용하세요.
3단계: 가치 있는 대안 제시 (손해가 아닌 이득 제안)
이제 고객은 '아, 이건 공짜가 아니구나'라고 인지했습니다. 이때가 바로 기회입니다. 거절로 끝내는 게 아니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 (O) 좋은 예 1 (업셀링): "다만, 오늘 염색하시면서 클리닉을 같이 받으시면 원래 5만 원인데 20% 할인된 4만 원에 해드릴 수 있습니다. 따로 받으시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시죠. 어떻게 해드릴까요?"
- (O) 좋은 예 2 (다운셀링): "만약 비용이 부담되시면, 염색 후에 간단하게 단백질 앰플(1만 원 추가)만 하셔도 손상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떤 걸로 도와드릴까요?"
이게 핵심입니다. 우리는 고객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객이 몰랐던 '더 좋은 선택지'를 전문가로서 제안한 것입니다.
고객은 '거절당했다'는 불쾌감 대신, '내가 선택했다'는 주도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사장님의 전문적인 제안을 믿고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합니다. 이게 바로 '가치 전환'입니다.
📝 박병진의 컨설팅 메모
이 화법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있는 태도'입니다. 사장님이 자신의 서비스 가치를 확신하지 못하고 미안해하는 태도를 보이면, 고객은 그 빈틈을 파고듭니다. 당당하게, 전문가로서 제안하십시오.
[실제 컨설팅 사례] "서비스 좀"을 "추가 결제할게요!"로 바꾼 네일샵 원장님
제가 컨설팅했던 한 네일샵 원장님이 이 문제로 정말 힘들어하셨습니다. 6만 원짜리 기본 케어를 받으면서 "이왕 하는 거 파츠 한두 개만 서비스로 붙여줘요"라는 단골손님들 때문이었죠.
거절을 못 해 하나둘 붙여주다 보니, 나중엔 그게 당연한 것처럼 돼버렸습니다. 재료비도 재료비지만, 다른 고객들이 "왜 저 사람만 해줘요?"라고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원장님께 위에서 말씀드린 '가치 전환 화법 3단계' 대본을 만들어 드리고, 거울 보고 연습하라고 숙제를 내드렸습니다.
며칠 뒤, 그 단골손님이 다시 와서 파츠를 요구했습니다. 원장님은 떨리는 목소리로 연습한 멘트를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1단계: 공감) "아, 맞아요. 고객님 손톱이 예쁘셔서 이 신상 파츠 올리면 정말 블링블링하고 예쁘시겠어요.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2단계: 경계) "그런데 이 파츠는 저희가 이번에 스와로브스키 정품으로 특별히 들여온 거라, 기본 케어에 포함해드리긴 어려워요. 이건 개당 단가가 있는 '아트' 작업이거든요."
(3단계: 제안) "대신 오늘 케어 받으시면서 이 신상 아트를 추가하시면, 열 손가락 다 올리시는 것보다 포인트로 4개만 올리시는 게(2만 원 추가) 훨씬 세련되고 예뻐요. 아니면 더 저렴하게 글리터(5천 원 추가)로 포인트를 드리는 방법도 있고요. 어떤 스타일로 해드릴까요?"
결과가 어땠을까요?
그 고객은 잠시 고민하더니, "아, 이게 정품 스와로브스키예요? 어쩐지 예쁘더라. 그럼 원장님이 추천해준 대로 4개만 올려주세요"라며 기분 좋게 2만 원을 추가 결제했습니다.
고객은 '공짜'를 거절당한 게 아니라, '정품 스와로브스키'의 가치를 알게 됐고,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더 세련된 네일을 받게 된 것입니다. 원장님은 매출이 올랐고, 더는 공짜 요구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상황별 고객 응대 자주 묻는 질문 (Q&A)
이건 사장님의 전문성을 어필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웃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아, 그러셨군요. 샵마다 사용하는 제품이나 기술 방식이 달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저가 제품) 대신 (사장님이 쓰는 고가/전문 제품)을 고집하고, (사장님만의 차별화된 기술) 방식으로 시술해드리기 때문에 그 부분은 서비스로 드리기 어렵습니다. 대신 그만큼 퀄리티는 확실하게 보장해 드립니다."
가장 어려운 경우지만,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합니다. 고객이 다시 요구할 때, 미안한 표정으로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고객님, 사실 그동안은 제가 감사한 마음에 서비스를 해드렸는데, 요즘 재료비가 너무 오르고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부득이하게 다음 달부터는 이 부분을 정식 메뉴(유료)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고객님께 가장 먼저 말씀드리는 거예요. 대신..." (이후 3단계 제안으로 연결)
당신의 '가치'를 스스로 헐값으로 만들지 마십시오
사장님. 사장님이 밤새워 익힌 기술, 비싼 돈 주고 들여온 재료, 고객 한 명을 위해 쏟는 시간과 정성은 절대 '공짜'가 될 수 없습니다.
고객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그 '미안함'이 당장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엔 사장님을 갉아먹고 사업의 근간을 무너뜨립니다.
당당하게 가치를 요구하십시오.
전문가는 자신의 기술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사람입니다. 고객은 '공짜'를 많이 주는 사장님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사장님을 신뢰하고 더 오래 찾아옵니다.
오늘 알려드린 3단계 화법, 꼭 연습해서 사장님의 것으로 만드십시오. 고객의 부당한 요구가 '매출'로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저는 언제나 사장님들의 편에서 응원하겠습니다.
- 인생선배 박병진 드림
혹시 오늘 내용 외에도 고객 응대 관련해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또는 "나는 이런 멘트로 극복했다!" 하는 사장님만의 꿀팁이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저도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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