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3천만 원의 영광. 하지만 통장에 남은 돈은 고작 180만 원.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신의 통장에서 돈을 훔쳐가는 보이지 않는 4대 비용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쳐, 장부상 이익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진짜 현금 흐름을 되찾는 생존 전략을 제시합니다.
매출 3천만 원의 환상, 그리고 통장 잔고 180만 원의 현실
치킨집 포스기에는 월 매출 3,017만 원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지난 몇 달간 하루 16시간씩 주방에서 기름 냄새와 싸우며 이뤄낸 결과였습니다. 아내에게 드디어 큰소리칠 수 있겠구나, 직원들 월급 주고 대출 이자 내고도 숨통이 트이겠구나 싶었죠.
하지만 며칠 뒤, 각종 공과금과 월세를 내기 위해 통장을 확인한 순간, 제 피가 차갑게 식는 것 같았습니다.
통장 잔고는 고작 182만 원. 제 한 달 인건비는커녕, 다음 달 재료비조차 걱정해야 할 처참한 금액이었습니다.
이건 산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명백한 생존의 위기였죠.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사장님들도 비슷할 겁니다. 매출은 그럭저럭 나오는 것 같은데 통장은 늘 비어있고, ‘이번 달만 버티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버티고 계시겠죠.
제가 직접 가게 3개를 말아먹고 20억 빚을 지면서 피눈물로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의 돈을 갉아먹는 진짜 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다는 것을요.
뜬구름 잡는 이론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십시오. 지금부터는 당신의 통장에서 돈을 훔쳐가는 진짜 ‘도둑’들의 정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흡혈귀: 당연하다고 믿었던 ‘배달 플랫폼 수수료’의 배신
높은 매출의 가장 큰 공신은 단연 배달 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배달 수수료를 단순히 ‘매출의 몇 퍼센트’ 정도로 어림짐작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배달 앱 수수료는 아주 교묘하게 설계된 다단계 착취 구조에 가깝습니다.
⚠️ 배달앱 수수료의 4단 콤보
1. 주문 중개 수수료: 고객이 주문을 할 때마다 떼어가는 기본 수수료 (약 6.8%~12.5%)
2. 배달 대행료: 라이더에게 지불하는 비용 중 우리가 일부 부담하는 돈 (3,000원~5,000원)
3. 카드 결제 수수료: 고객이 카드로 결제했다는 이유로 또 떼어가는 돈 (약 3%)
4. 광고비 (선택 아닌 필수): 깃발 꽂기, 울트라콜 등 상위 노출을 위한 사실상의 고정 지출 (월 30~100만 원 이상)
실제로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았을 때 제 손에 얼마가 남는지 계산해보고는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중개 수수료, 배달비, 카드 수수료, 그리고 여기에 부가세까지 빼고 나니 제 손에 남는 돈은 고작 2천 원 남짓이었습니다. 아직 재료비, 인건비, 월세는 계산도 하기 전인데 말이죠.
매출이 오를수록 배달 앱 본사와 라이더만 돈을 버는 구조. 우리는 그저 그들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닭을 튀기는 기계였던 셈입니다.
두 번째 도둑: 매일 조금씩 오르는 ‘원자재 비용’이라는 이름의 저승사자
두 번째 도둑은 아주 조용히, 그리고 매일같이 우리 주머니를 털어갑니다. 바로 원자재 비용입니다.
많은 사장님들이 창업 초기에 설정해 둔 원가율만 믿고 장사를 합니다. ‘우리 가게 원가율은 35%야’ 라고 철석같이 믿는 거죠.
하지만 그 숫자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요.
제가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 18L 식용유 한 통 가격은 2만 8천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 뒤, 같은 제품이 4만 5천 원이 되었습니다. 닭고기, 밀가루, 포장 용기 값은 말할 것도 없었죠.
📝 "삶아 죽는 개구리"가 되지 마십시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튀어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삶아진다고 합니다. 야금야금 오르는 원자재 비용이 바로 그 미지근한 물입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주요 재료들의 원가 변동을 체크하고 전체 원가율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손님 떨어질까 두려워 메뉴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오른 재료값은 고스란히 제 몫이 되었습니다.
결국 35%로 시작했던 원가율은 저도 모르는 사이 45%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매출의 10%가 매일 공기 중으로 사라지고 있었던 겁니다.
세 번째 사기꾼: ‘본사만 믿으세요’ 달콤한 약속 뒤에 숨은 ‘프랜차이즈의 함정’
저는 프랜차이즈 본사 직원으로 15년을 일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그들의 생리를 잘 압니다.
그들은 가맹점주를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만, 속으로는 ‘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좋은 본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본사들이 교묘한 방식으로 가맹점의 이익을 착취합니다.
창업 설명회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예상 수익률’ 자료는 가장 이상적인 조건에서나 가능한, 말 그대로 환상입니다.
그들은 당신의 성공이 아니라, 당신을 통해 안정적으로 물류 마진과 로열티를 수취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본사만 믿으라’는 말처럼 달콤하고 위험한 독은 없습니다.
마지막 저격수: 나는 분명 이익을 냈는데… ‘세금과 감가상각’이라는 유령
마지막 도둑은 가장 조용하고, 가장 치명적입니다. 바로 세금과 감가상각입니다.
많은 초보 사장님들이 버는 돈을 전부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그 돈의 일부는 사실 국가의 돈(세금)이고, 미래의 나에게서 빌려온 돈(감가상각)입니다.
1. 세금 (부가세, 종합소득세):
고객에게 받은 돈에는 부가가치세 10%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건 잠시 우리가 보관하는 나랏돈일 뿐입니다. 매달 순이익의 일부를 세금 통장에 따로 떼어놓지 않으면, 몇 달 뒤 날아오는 거액의 세금 고지서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될 겁니다.
2. 감가상각:
지금은 쌩쌩하게 돌아가는 튀김기, 냉장고가 5년 뒤에도 멀쩡할까요? 아닙니다. 언젠가는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합니다. 감가상각은 바로 그 ‘미래에 나갈 돈’을 현재의 비용으로 미리 인식하는 개념입니다. 이걸 고려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장비 고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부가세 낼 돈이 없어 결국 고금리 대출에 손을 댔고, 그게 폐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장부상 흑자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세금 낼 현금이 없으면 그대로 흑자 도산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진짜 순수익은 얼마입니까? (충격적인 진실 마주하기)
자, 이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시간입니다.
아래 표는 제가 처음 ‘매출 3천만 원’을 찍었을 때 생각했던 장밋빛 계산과, 4대 도둑을 모두 반영한 피눈물 나는 실제 계산 결과입니다.
당신의 계산기와 비교해보십시오. 아마 소름이 돋을지도 모릅니다.
항목 | 초보 사장님의 착각 | 냉정한 현실 |
---|---|---|
월 매출 |
3,000만 원 |
3,000만 원 |
원자재 비용 (35%) |
- 1,050만 원 |
- 1,350만 원 (실제 45%) |
임대료/관리비 |
- 300만 원 |
- 300만 원 |
인건비 (직원 2명) |
- 500만 원 |
- 500만 원 |
공과금/기타 |
- 150만 원 |
- 150만 원 |
배달/결제 수수료 |
- 300만 원 (대충 10%) |
- 450만 원 (실제 15% 이상) |
프랜차이즈 비용 |
- 100만 원 (로열티만) |
- 200만 원 (+필수물품 마진) |
세금/감가상각 충당금 |
- 0 원 (고려 안 함) |
- 70만 원 |
장부상 이익 (사장 인건비) |
600만 원 |
180만 원 |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우리 자신뿐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가게를 살리는 첫걸음은 희망 회로를 멈추고, 이 냉정한 현실을 똑바로 마주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네,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자사 앱이나 전화 주문 고객에게 할인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둘째, 포장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주어 배달 자체를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배달앱의 요금제를 꼼꼼히 비교 분석하여 내 가게에 가장 유리한 상품으로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있습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본사의 부당한 강요나 거래 거절 등이 의심될 경우,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공정거래위원회나 변호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와 거래 내역 등 증거 자료를 평소에 잘 모아두는 습관이 결정적인 순간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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