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으로 광고 효율이 50% 이상 급락했나요? 개발 지식 없이, 마케터의 언어로 데이터 클린룸의 개념부터 우리 회사에 맞는 솔루션 선택법, 그리고 내일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실전 활용 시나리오까지 완벽하게 정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서드파티 쿠키의 종말, 왜 내 광고만 망가지고 있을까요?
작년에 1,000만 원 쓰면 100명 오던 고객이 이제 50명도 채 오지 않는 상황. 아마 많은 퍼포먼스 마케터 분들이 매일 아침 ROAS(광고수익률) 대시보드를 열기가 두려우실 겁니다.
범인은 명확합니다. 바로 서드파티 쿠키(3rd-Party Cookie)의 종말 때문이죠.
지금까지 우리 마케터들은 이 서드파티 쿠키라는 유능한 스파이 덕분에 고객이 우리 웹사이트 밖에서 무엇을 하는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였는지, 어떤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정보를 모아 정교한 리타겟팅 광고를 돌릴 수 있었죠.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이 스파이는 이제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구글 크롬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브라우저가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중단하면서, 우리는 사실상 눈을 가리고 광고를 집행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 핵심 문제점
이제 더 이상 고객의 외부 행동 데이터를 추적할 수 없어 리타겟팅은 불가능에 가까워졌고, 여러 광고 채널에 걸친 성과 측정 또한 조각나 버렸습니다. 광고 효율 급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법. 바로 이 글의 주인공인 데이터 클린룸(Data Clean Room)입니다.
데이터 클린룸, 개발자 없이 마케터가 이해하는 딱 3가지 비유
데이터 클린룸. 이름부터 뭔가 복잡하고 개발자들이나 쓰는 용어 같죠? 저도 처음엔 ‘이걸 어느 세월에 배워서 써먹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마케터의 언어로, 딱 3가지 비유면 충분합니다.
1. ‘미팅 주선자’ 비유: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인사이트만 쏙쏙
A사와 B사가 서로의 고객 데이터를 합쳐서 겹치는 고객이 몇 명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가정해 봅시다. 예전 같으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죠.
데이터 클린룸은 이 둘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미팅 주선자 역할을 합니다.
- A사와 B사는 각자 고객 명단(개인정보)을 이 주선자에게만 전달합니다.
- 주선자는 양쪽 명단을 대조해 겹치는 고객이 100명이라는 ‘분석 결과(인사이트)’만 양쪽에 알려줍니다.
- A사와 B사는 상대방의 고객 명단 원본은 절대 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데이터 클린룸은 각 기업의 민감한 퍼스트파티 데이터(1st-Party Data)를 직접 교환하지 않고도, 안전한 공간 안에서 공동으로 분석하고 의미 있는 결과만 얻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2. ‘비밀 투표소’ 비유: 익명성은 보장, 유의미한 통계는 확인
데이터 클린룸은 마치 비밀 투표소와도 같습니다. 우리는 누가 어떤 후보를 찍었는지(개별 고객 데이터)는 알 수 없지만, 선거가 끝나면 ‘A 후보 55%, B 후보 45%’라는 유의미한 통계 결과는 얻을 수 있죠.
마찬가지로, 데이터 클린룸은 고객 개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익명화된 상태로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브랜드 광고에 반응한 사람들의 연령대, 관심사, 구매 패턴 같은 강력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대사관 회의실’ 비유: 규칙은 엄격하게, 협력은 강력하게
서로 다른 국가의 대표들이 민감한 외교 현안을 논의할 때, 특정 국가의 영토가 아닌 제3의 중립 지대, 예를 들어 대사관 회의실에서 만나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그곳에서는 양측이 합의한 엄격한 규칙 아래에서만 대화가 허용됩니다.
데이터 클린룸이 바로 그 대사관 회의실입니다. 구글, 메타 같은 광고 플랫폼과 기업(광고주)이 각자의 데이터를 이 중립 지대(클린룸)에 가져와, 정해진 규칙(쿼리, 분석 방법)에 따라서만 데이터를 분석하고 협력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안전한 협업 공간인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 맞는 클린룸,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데이터 클린룸의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제 ‘그래서 우리는 뭘 써야 하지?’라는 현실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솔루션은 크게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의 것과 국내 솔루션으로 나뉩니다.
각 솔루션은 마치 망치와 드라이버처럼 저마다의 쓰임새가 다릅니다. 우리 회사 상황에 맞는 연장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솔루션 | 핵심 특징 | 이런 기업에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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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DH |
유튜브, GDN 등 구글 광고 생태계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 |
구글 광고에 예산을 집중하는 기업 |
아마존 MCA |
아마존의 강력한 구매 데이터와 연동하여 분석 가능 |
아마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기업 |
국내 솔루션 |
국내 매체(네이버, 카카오) 데이터 및 다양한 파트너사 데이터 활용 용이 |
국내 시장 중심, 여러 매체를 동시에 활용하는 기업 |
📝 도입 전 체크리스트
이런 기업은 당장 도입하세요: 우리 웹사이트/앱에서 꾸준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퍼스트파티 데이터 보유), 광고 효율 하락을 직접적으로 체감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 기업.
이런 기업은 아직 기다리세요: 아직 우리 고객 데이터조차 제대로 수집/관리하지 못하고 있거나, 분석할 데이터 자체가 거의 없는 초기 스타트업. 클린룸 도입보다 퍼스트파티 데이터 수집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마케터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데이터 클린룸 활용 시나리오 3가지
자, 이제 가장 중요한 ‘실전’입니다. 데이터 클린룸으로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요? 개발팀의 도움 없이, 마케터가 기획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시나리오 3가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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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잠재고객 찾기 (파트너사 데이터 연동)
콘텐츠 플랫폼 ‘A’사와 제휴를 맺고, 우리 쇼핑몰의 구매 고객과 A사의 구독자 데이터 중 겹치는 사람들을 찾아냅니다. 이를 통해 ‘A사의 특정 카테고리 구독자들이 우리 제품 구매 전환율이 높다’는 인사이트를 얻고, 해당 타겟에게 집중적으로 광고를 집행해 ROAS를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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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구매 전환 여정 분석하기
고객이 유튜브 광고를 보고, 며칠 뒤 GDN 배너를 클릭한 후, 최종적으로 앱을 설치해 물건을 구매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존에는 이 여정을 하나로 연결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클린룸 안에서는 구글 광고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어떤 광고 조합이 실제 구매에 가장 크게 기여했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분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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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치 고객 기반 유사 타겟(Lookalike) 확장
우리 회사의 VIP 고객(퍼스트파티 데이터) 리스트를 클린룸에 업로드합니다. 그리고 광고 플랫폼(예: 구글)의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와 결합하여, 우리 VIP 고객과 가장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새로운 잠재고객 그룹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리타겟팅보다 훨씬 정교하고 효과적인 타겟 확장 전략입니다.
결국 데이터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가 자신의 데이터를 더 안전하고 똑똑하게 활용하는가’로 결정될 것입니다. 데이터 클린룸은 바로 그 ‘안전하고 똑똑한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솔루션과 사용 범위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구글 ADH의 경우 특정 기준 이상의 광고비 지출 시 무료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다만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클라우드 비용(예: 구글 BigQuery)이 별도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최소 기능으로 시작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말해, 최초 데이터 연동이나 복잡한 쿼리(분석 질문) 작성 시에는 기술적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솔루션이 마케터를 위한 사용자 친화적인 대시보드와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마케터가 ‘어떤 데이터를 합쳐서 무엇을 보고 싶은지’ 명확히 기획하는 것입니다. 기획만 확실하다면, 기술 구현은 외부 파트너의 도움을 받거나 간단한 교육을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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