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생존 백서
"가맹 계약서의 함정부터 본사와의 갈등 관리,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까지. 성공이 아닌 '생존'을 위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이 백서가 당신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마케팅 퍼널의 종말: 고객 여정, 거미줄 모델 완벽 가이드

아직도 AARRR 같은 전통적인 마케팅 퍼널을 신봉하고 있다면, 당신의 비즈니스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신호일지 모릅니다. 2025년의 고객은 더 이상 깔때기를 순순히 통과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혼돈의 '메시 미들'을 이해하고, 고객이 스스로 머물고 확장하는 '거미줄 모델'을 설계하는 새로운 관점과 구체적인 실행법을 제시합니다.

아직도 AARRR을 신성시하나요? 그 퍼널은 이미 붕괴되었습니다.

균열이 가고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AARRR 마케팅 퍼널이 혼돈의 데이터 흐름 속으로 사라지는 시네마틱 풍자 일러스트.

전통적인 마케팅 퍼널은 고객이 단계를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접점을 정신없이 오가며 비선형적으로 움직이는 현대 고객의 행동을 더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AARRR(획득-활성화-유지-추천-수익)로 대표되는 마케팅 퍼널을 성장의 나침반처럼 여겼습니다.

인지도를 높여 유입시키고, 단계를 통과시켜 최종적으로 구매에 이르게 만드는 것. 참 명쾌하고 아름다운 모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혹시 최근 당신의 구글 애널리틱스(GA4) 경로 탐색 리포트를 본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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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GA4 리포트에서 고객의 여정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깔끔한 폭포수인가요, 아니면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이 얽히고설킨 실타래인가요?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을 겁니다.

데이터 속 고객들은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블로그 리뷰를 읽고, 며칠 뒤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다시 들어왔다가, 친구에게 링크를 공유받아 완전히 다른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우리가 그린 깔끔한 퍼널은 그저 상상 속의 유니콘이었습니다.

현실의 고객은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움직이는 탐험가에 가까웠죠. 퍼널이라는 낡은 지도는 이 새로운 대륙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었습니다.


고객은 깔때기를 통과하지 않습니다: '메시 미들'이라는 새로운 현실

깔때기 밖 혼돈스러운 메시 미들에서 다양한 접점을 탐색하는 고객들의 시네마틱 풍자 일러스트.

고객은 구매 전 탐색평가라는 두 가지 상태를 무한히 반복하는 메시 미들(Messy Middle)이라는 혼란스러운 중간 단계에 머무릅니다.

이곳이 바로 구매 결정의 진짜 전쟁터입니다.

구글은 이런 혼돈의 고객 여정을 메시 미들(The Messy Middle)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고객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지하는 첫 번째 계기(Trigger)와 실제 구매(Purchase) 사이의 예측 불가능한 공간을 의미하죠.

이 공간에서 고객들은 두 가지 행동을 끝없이 반복합니다.

  • 탐색 (Exploration):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입니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봅니다.

  • 평가 (Evaluation): 선택지를 좁히는 과정입니다. 리뷰, 가격 비교, 상세 스펙 분석을 통해 후보군을 압축합니다.

SNS 피드, 유튜브 리뷰, 가격 비교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글, 오프라인 매장 방문까지. 고객은 이 모든 접점을 오가며 탐색과 평가를 반복합니다. 이 과정은 결코 선형적이지 않습니다. 평가 단계에 있던 고객이 새로운 정보(탐색)를 접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퍼널이 고객을 '통과시키는' 관점이었다면, 메시 미들은 고객이 '머무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이 혼돈의 공간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은 고객을 잃는 위험한 안개가 아니라, 수많은 기회가 숨겨진 보물섬이기 때문입니다.


퍼널의 대안, '거미줄 모델'을 설계해야 하는 이유

중앙의 고객을 중심으로 블로그, SNS 등 다양한 접점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빛나는 거미줄 마케팅 모델의 시네마틱 풍자 일러스트.

거미줄 모델
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모든 접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머물며 스스로 다른 고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입니다.

메시 미들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였다면, 이제 새로운 지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새로운 지도를 거미줄 모델(Spider Web Model)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이 모델은 허브스팟의 플라이휠(Flywheel) 개념에서 핵심적인 영감을 얻었습니다. 플라이휠이 고객 만족을 통해 스스로 회전하며 성장을 만드는 것처럼, 거미줄 모델의 핵심 역시 고객 중심에 있습니다.

퍼널과 거미줄 모델의 차이점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퍼널 모델 vs 거미줄 모델
구분 마케팅 퍼널 거미줄 모델

핵심 관점

고객을 통과시키는 선형적 과정

고객이 머무는 비선형적 네트워크

고객의 역할

결과물 (Output)

성장의 동력 (Growth Engine)

주요 목표

전환, 판매

고객 만족, 관계 형성, 자발적 확산

성장 방식

더 많은 유입 (More input)

네트워크 효과 (Network effect)

거미줄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심에서 뻗어 나가는 각각의 줄은 블로그, SNS, 검색 엔진, 오프라인 매장 등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Touchpoint)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줄들이 서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은 이 줄들을 자유롭게 오가며 정보를 탐색하고, 만족한 고객은 거미줄을 더욱 튼튼하고 넓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추천과 공유를 통해서 말이죠.

더 이상 고객을 깔때기에 억지로 밀어 넣으려 애쓰지 마십시오. 대신, 그들이 기꺼이 머물고 싶어 하는 정교하고 매력적인 거미줄을 설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당신의 비즈니스를 위한 '거미줄'은 어떻게 만드나요? (3단계 실행법)

성공적인 거미줄 모델은 고객 여정의 모든 접점 파악, 각 접점에 맞는 콘텐츠와 경험 제공, 고객 만족을 통한 자발적 확산 유도라는 3단계로 만들 수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실제적인 실행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팀과 함께 거미줄 모델을 구축했던 과정을 3단계로 압축했습니다.

1단계: 고객 여정의 모든 '접점'을 찾아 지도 그리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고객이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를 만나는지, 그 모든 접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GA4, CRM 데이터, 고객 설문조사, 영업팀의 피드백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세요. 저희 팀은 이 과정을 통해 고객이 구매 전 평균 15개의 디지털/아날로그 접점을 거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접점들이 바로 당신의 거미줄을 구성하는 첫 번째 '줄'이 됩니다.

2단계: 각 접점에 '끈끈한' 콘텐츠와 경험 심기

지도를 그렸다면 이제 각 접점에 고객이 머물고 싶게 만드는 '끈끈한'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ZMOT(Zero Moment of Truth), 즉 고객이 정보를 탐색하는 결정적 순간을 지배해야 합니다. 제품 비교 콘텐츠, 실제 사용 후기, 상세한 가이드, 투명한 가격 정보 등 고객이 '탐색'과 '평가'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각 접점에 미리 배치해두는 것입니다.

고객이 어떤 줄을 타고 들어오든, 그곳에 궁금증을 해결해 줄 유용한 정보와 매끄러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옴니채널 전략의 본질입니다.

3단계: 만족한 고객이 새로운 '거미'가 되게 하기

최고의 마케팅은 고객을 구매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를 당신의 열렬한 전도사로 만드는 것입니다.

구매 후에도 탁월한 고객 서비스, 유용한 팁, 커뮤니티 활동 등을 통해 고객을 '만족(Delight)'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만족한 고객은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며, 스스로 거미줄을 확장하는 또 다른 '거미'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광고비 없이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거미줄 모델의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AARRR 같은 퍼널 모델은 이제 완전히 버려야 하나요?
A

완전히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퍼널은 특정 캠페인의 전환율이나 각 단계의 이탈률을 측정하는 '부분적인 지표'로서는 여전히 유용합니다. 다만, 그것이 전체 고객 여정을 설명하는 '전략적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퍼널을 전술적 도구로 활용하되, 큰 그림은 거미줄 모델로 보아야 합니다.

Q 거미줄 모델을 도입하기 위한 가장 첫 단계는 무엇인가요?
A

가장 첫 단계는 '관점의 전환'과 '데이터 통합'입니다. 마케팅팀, 세일즈팀, CS팀에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전체 고객 여정을 조망하려는 시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데이터 없이는 지도를 그릴 수 없고, 지도가 없으면 거미줄을 칠 수 없습니다. 지금 바로 "우리의 고객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을 조직 전체에 던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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