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계약 만료 시 가장 큰 분쟁거리인 '원상복구' 의무. '처음 상태 그대로'라는 모호한 말 한마디에 수천만 원의 철거 비용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법원이 인정하는 원상복구의 진짜 의미와, 당신의 보증금을 완벽하게 지켜줄 '사진 증거' 확보 및 계약서 특약 작성법을 지금 바로 알려드립니다.
'나갈 때 싹 다 철거해주세요' 라는 말,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요?
제가 아끼던 후배 한 명이 있었습니다.
패기 넘치게 대출받고, 모아둔 돈 전부 털어서 근사한 카페를 차렸죠. 인테리어에만 1억 가까이 쏟아부었습니다.
2년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게를 접게 됐는데 건물주가 그러더랍니다. “계약서대로, 건물 처음 지었을 때처럼 텅 빈 상태로 원상복구 해주세요.”
결국 그 후배는 어떻게 됐을까요?
자기가 설치한 인테리어는 물론, 그 전 임차인이 설치했던 낡은 시설물까지 전부 철거하느라 보증금은커녕 추가로 수천만 원의 빚을 져야 했습니다. 계약서에 '원상복구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단 한 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 '원상복구'는 보증금을 노리는 가장 손쉬운 함정입니다.
임대인에게 '원상복구' 조항은 당신의 보증금을 합법적으로 깎을 수 있는 최고의 무기입니다. 범위가 불명확할수록 임대인에게 유리하며, 임차인은 눈 뜨고 코 베이는 심정으로 수백, 수천만 원의 철거 비용을 떠안게 됩니다.
이 글을 읽는 사장님, 당신의 계약서는 안녕하십니까?
지금 당장 확인해보십시오. '원상복구'라는 네 글자만 덜렁 적혀있다면, 당신 역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원상(原狀)'의 진짜 의미: 법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많은 임대인들은 '원상'이라는 말을 '건물이 최초로 지어졌던 텅 빈 상태'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의 판례는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이건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법원이 말하는 '원상복구'의 범위
별도의 특약이 없다면, 임차인의 원상복구 의무는 '임차인이 임차했을 당시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즉, 내가 입주할 때 이미 이전 임차인이 설치해 둔 시설이 있었다면, 나는 그 시설까지 철거할 의무가 없습니다.
오직 '내가 새로 설치하거나 변경한 부분'만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란 말입니다.
'통상적인 손모'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닳거나 색이 바래는 것, 즉 '통상적인 손모(損耗)'는 임차인의 원상복구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장사를 하다 보면 벽에 작은 흠집이 생기고 바닥이 닳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것까지 전부 새것처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문제는 '임차했을 당시의 상태'가 어땠는지, '통상적인 손모' 이상의 파손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증명하느냐입니다.
당신의 보증금을 지킬 단 하나의 행동: '이것'을 찍어두십시오
말싸움, 법정 다툼 다 필요 없습니다. 분쟁은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막는 겁니다.
당신의 보증금을 지켜줄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무기는 바로 '사진과 동영상'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목 터져라 얘기하겠습니까? 이걸 안 해서 피눈물 흘리는 사장님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아래 목록을 촬영해두십시오.
📸 필수 증거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체크리스트
사진 몇 장 찍는 거, 10분도 안 걸립니다.
이 10분이 나중에 당신 보증금 수천만 원을 지켜줍니다.
말싸움을 막는 계약서 특약: 이렇게 명시하십시오
사진이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이제 계약서에 쐐기를 박을 차례입니다.
모호한 '원상복구'라는 네 글자 대신, 분쟁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명확한 문구를 특약으로 넣어야 합니다.
📝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할 원상복구 특약 예시
1. (원상복구의 범위) 임차인의 원상복구 의무는 임차인이 임차할 당시의 상태를 기준으로 하며, 이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 등은 원상복구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구체적인 임차 당시의 상태는 본 계약서에 첨부된 사진으로 갈음한다.
2. (통상적 손모의 배제) 임차인의 통상적인 사용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시설물의 마모 및 감가상각(통상적 손모)은 원상복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임대인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 특약을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 거부한다면? 그 건물주는 처음부터 당신의 보증금을 노리고 있을 확률이 99%입니다.
그런 가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오십시오. 그게 돈 버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판례에 따르면, 이전 임차인의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여 사용했다면, 현 임차인은 자신이 설치한 부분뿐만 아니라 이전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까지 철거해야 할 의무를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권리금 계약 시, 철거 의무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임대인, 이전 임차인, 현 임차인 3자 간의 명확한 합의와 서면 기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임대인은 원상복구에 필요한 합리적인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임대인이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며 보증금 전체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먼저 내용증명을 통해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이후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당신이 미리 찍어둔 사진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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