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생존 백서
"가맹 계약서의 함정부터 본사와의 갈등 관리,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까지. 성공이 아닌 '생존'을 위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이 백서가 당신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동업? '이것' 합의 안 하면 100% 망합니다 (지분, 역할, 돈, 결정, EXIT)



친구와 동업하면 대박날 것이라 기대하며 밝게 웃는 두 사람의 과장된 성공 환상 카툰 일러스트

자영업이나 창업을 고민할 때, 혼자보다는 마음 맞는 누군가와 '동업'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족한 자본이나 역량을 보완하고, 힘든 과정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죠.

특히 친한 친구나 가족이라면 '찰떡궁합' 시너지를 내며 승승장구할 것 같은 환상에 빠지기 쉽습니다.

단언컨대, 그 환상 때문에 망합니다.

제가 수년간 컨설팅하고 법적 분쟁을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동업 실패의 90% 이상은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작 단계에서 '이것'들을 명확히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늘은 '좋은 게 좋은 거지', '설마 우리 사이에...'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동업을 시작하려는 분들께 정신 번쩍 들게 할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려 합니다.

당신의 사업과 인간관계를 지키고 싶다면,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릴 '이것'만큼은 반드시, 사업 시작 전에 명확히 합의하고 넘어가십시오.



동업 계약서가 방패처럼 외부 위험으로부터 악수하는 두 사람을 보호하거나 결혼 서류처럼 중요하게 놓여있는 모습을 그린 플랫 디자인 일러스트

동업, '의리'만 믿고 시작하면 100% 망하는 이유

많은 분들이 착각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돈독한 의리가 있으니 문제없을 거야."

죄송하지만, 사업은 학교 동아리나 동호회가 아닙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냉혹한 현실입니다.

왜 의리만으론 안 될까요?

  • 기대치는 반드시 어긋납니다: 각자 생각하는 역할, 기여도, 성공의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엔 웃으며 넘어가도, 시간이 지나면 불만은 쌓입니다.

  • 돈 앞에서는 의리도 시험받습니다: 수익 배분, 비용 처리, 추가 투자 등 돈 문제는 가장 민감하고 갈등을 유발하기 쉬운 영역입니다.
    명확한 기준 없이는 오해와 불신이 싹트기 마련입니다.

  • 상황은 변하고 사람은 달라집니다: 사업 환경 변화, 개인적인 사정(결혼, 건강 등)으로 인해 동업자의 상황이나 생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처음의 약속만 믿고 있다간 뒤통수 맞기 십상입니다.

명확한 '합의'와 '계약서'는 서로를 불신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필연적인 갈등 상황에서 서로를 보호하고, 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사업 파트너로서의 프로페셔널리즘입니다.
결혼할 때 혼인신고를 하듯, 동업에는 계약서가 필수입니다.


'이것' 모르면 동업 절대 시작 마라! (필수 합의 체크리스트)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이것'들을 합의해야 할까요?

수많은 동업 실패 사례를 분석했을 때, 공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은 크게 5가지입니다.
이 5가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시작하는 동업은,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 다섯 가지, 이것들이 바로 당신의 동업이 성공으로 가느냐, 파국으로 치닫느냐를 결정짓는 핵심 분기점입니다.

다음 섹션에서 각 항목을 어떻게 명확히 합의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얼굴 붉히더라도 괜찮다, 이렇게 명확히 합의하라

껄끄럽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얼굴 한번 붉히는 것이, 나중에 법정에서 얼굴 붉히며 싸우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낫습니다.
각 항목별로 어떤 점들을 왜, 어떻게 명확히 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1. 지분 구조 및 수익/손실 분배

🚨 왜 치명적인가? "투자금 똑같이 냈으니 50:50" 이 가장 흔한 함정입니다.

초기 투자금 외에 시간, 기술, 아이디어, 네트워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에 대한 가치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나는 이만큼 기여하는데 왜 똑같이 나눠?'라는 불만이 반드시 터져 나옵니다.

수익 배분 시점, 방식, 유보금 비율 등에 대한 합의 부재도 단골 분쟁 요소입니다.

✅ 이렇게 합의하라:

  • 초기 자본금 투자 비율 외에 각자의 기술, 경험, 네트워크 등 무형 자산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여 지분에 반영할지 구체적인 기준(평가 방식, 수치화)을 정하세요.

  • 사업 기여도 변화(추가 역할 수행, 성과 달성 등)에 따른 지분 조정 가능성 및 조건을 미리 합의해두세요.

  • 수익 발생 시 배분 시점(월별/분기별/연말), 배분 비율, 재투자를 위한 유보금 비율 등을 명확히 규정하세요.

  • 손실 발생 시 책임 분담 비율과 방식(추가 출자 등)도 반드시 정해야 합니다.

2. 명확한 역할과 책임 (R&R)

🚨 왜 치명적인가? "같이 잘 해보자"는 말처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하면 서로 일을 미루거나, 월권 행위가 발생하거나, 특정인에게 업무가 과중되어 불만이 쌓입니다.

"이건 네 일 아니냐?", "왜 나만 일하냐?" 식의 갈등은 필연적입니다.

✅ 이렇게 합의하라:

  • 각 동업자의 주요 담당 업무(직무)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해당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명시하세요.
    (예: A는 영업 및 마케팅 총괄, B는 제품 개발 및 운영 총괄)

  • 각 역할에 따른 권한의 범위(예: 특정 금액 이하 지출 결재권, 직원 채용 권한 등)를 명확히 하세요.

  • 업무 성과 측정 및 평가 방식을 합의하고, 업무 태만이나 책임 불이행 시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경고, 권한 축소, 최악의 경우 동업 관계 해지 등) 미리 정해두세요.
    (매우 중요!)

3. 자금 조달, 운영 자금 및 비용 처리 기준

🚨 왜 치명적인가? 사업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반드시 생깁니다.

추가 자금 조달 방식(개인 대출, 투자 유치 등)과 각자의 분담 비율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각자의 급여(운영 자금 인출) 책정 기준, 법인카드 사용 등 비용 처리 기준이 모호하면 횡령이나 불필요한 지출 논란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 이렇게 합의하라:

  • 사업 확장, 위기 대응 등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조달 방식(각자 분담, 외부 투자 유치, 대출 등)과 조건, 각자의 책임 범위를 미리 정하세요.

  • 동업자 각자의 급여(또는 생활비 인출 한도) 책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업 성과에 따른 급여 조정 방안도 합의하세요.

  • 법인카드 사용 한도 및 범위, 접대비 등 비용 처리 기준과 증빙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투명하게 관리하세요.

4. 주요 의사결정 방식 및 교착상태 해결 방안

🚨 왜 치명적인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의견이 갈릴 때, 명확한 결정 룰이 없으면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합니다.

"만장일치로 하자"는 가장 위험한 발상입니다.

교착상태가 반복되면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사업은 산으로 갑니다.

✅ 이렇게 합의하라:

  • 어떤 사안을 공동 합의해야 하는지(예: 신규 사업 진출, 거액 투자 유치, 핵심 인력 채용 등), 어떤 사안은 각자 역할 범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는지 명확히 구분하세요.

  • 공동 합의 사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교착상태) 어떻게 최종 결정을 내릴지 구체적인 방안을 '미리' 정해야 합니다.
    아래 표 예시를 참고하세요.

5. 동업 관계 해지 조건 및 절차 (EXIT)

🚨 왜 치명적인가? 영원한 동업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사정, 의견 불일치, 심지어 사망 등 어떤 이유로든 동업 관계는 끝날 수 있습니다.

'헤어질 때'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남은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됩니다.
지분 처리 문제로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 이렇게 합의하라:

  • 어떤 경우에 동업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조건(예: 합의 해지, 일방의 귀책사유 발생 시 - 횡령, 배임, 연락 두절 등)을 명시하세요.

  • 동업자가 사망하거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해당 지분 처리 방안(상속인에게 승계 조건, 잔존 동업자 또는 제3자에게 매각 조건 및 가격 산정 방식 등)을 정하세요.

  • 동업 관계 해지 시 잔여 재산 및 부채 분배 방식, 지분 평가 및 인수/매각 조건(가격 산정 기준 포함!), 영업권 및 고객 정보 처리 방안 등을 상세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 필요하다면 경업금지 조항(동업 해지 후 일정 기간 동안 동일/유사 업종 창업 금지) 포함 여부 및 범위(기간, 지역 등)를 합의하세요.

❌ 애매한 합의 (분쟁 씨앗) ✅ 명확한 합의 (분쟁 예방)

"중요한 건 서로 상의해서 결정한다."

"아래 명시된 '주요 결정 사항' 외에는 각자 역할 책임자가 결정한다.

'주요 결정 사항'은 동업자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합의 불발 시 지분 과반수 이상 동의로 결정한다.

(또는) 최종 결정권자(예: 대표이사)가 다른 동업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최종 결정한다."

"의견이 다를 경우, 충분히 논의하여 합의점을 찾는다."

"2회 이상 논의에도 합의 불발 시(교착상태), 미리 지정한 제3의 전문가(자문 변호사/회계사 등)의 의견을 참고하여 다수결로 결정한다.

(또는) 각자 최종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고, 특정 조건(예: 회사 성장에 더 유리한 방안)에 따라 미리 정한 중재 규칙에 따라 결정한다."

🚨 경고: 친할수록 더 냉정하게!

"설마 너랑 나랑 이런 것까지 정해야 해?" 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이미 그 동업은 실패 확률 99%입니다.

친하고 믿는 사이일수록 사소한 오해나 갈등이 관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불편하고 껄끄럽더라도, 사업 시작 전 '돈', '권한', '책임', '이별'에 대해 **가장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합의하고 반드시 문서화** 하십시오.

그게 서로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입니다.

📝 합의는 반드시 '서면'으로!

아무리 상세하게 합의했더라도 말로만 한 약속은 법적 분쟁 시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위에서 논의된 모든 내용은 반드시 '동업 계약서'라는 이름의 서면으로 작성하고, 각자 서명 또는 날인하여 보관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법률 전문가(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꼭 변호사 통해서 계약서 써야 하나요? 비용이 부담되는데...

A 물론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부담된다면, 최소한 인터넷 등에서 제공하는 표준 동업 계약서 양식을 참고하여 위에서 강조한 5가지 핵심 사항만큼은 최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합의하여 기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는 '내용의 명확성'과 '서면 합의' 그 자체입니다.
다만, '구두 합의'는 법적 분쟁 시 증거 능력이 거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Q 이미 동업을 시작했는데 계약서가 없다면 어떡하죠?

A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가 터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파트너와 솔직하게 "우리가 앞으로 더 잘 해나가기 위해 중요한 약속들을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고 대화를 시작하세요.
위에서 제시된 5가지 핵심 사항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합의하고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미 발생한 문제나 불만이 있다면 이 기회에 함께 논의하고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절대 미루지 마십시오.

Q 친구/가족과 동업 시 추가로 더 조심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A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업무 외적인 친분 관계가 업무상 판단이나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사업 관련 논의는 가급적 업무 시간에, 공적인 자리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갈등 발생 시, 사업 문제와 개인적인 감정을 분리하여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것이 어렵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동업을 재고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관계가 깨지면 사업보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동업은 양날의 검입니다.
잘 활용하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큰 성공을 가져다주지만, 잘못 시작하면 사업은 물론 소중한 인간관계까지 한순간에 파괴될 수 있습니다.

부디 '사람'만 믿는 순진함에서 벗어나십시오.
당신의 사업과 관계를 진정으로 지키고 싶다면,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위에서 언급한 핵심 사항('이것')들을 명확히 합의하고 문서화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의 동업이 '망하는 길'이 아닌 '성공하는 길'로 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