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생존 백서
"가맹 계약서의 함정부터 본사와의 갈등 관리,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까지. 성공이 아닌 '생존'을 위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이 백서가 당신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동네 빵집 생존 전략 배달 앱 끊고 순수익 2배 올린 관계 밀도의 비밀

배달 앱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게 없다고요? 많은 사장님이 배달비를 문제 삼지만, 그것은 현상일 뿐 본질이 아닙니다. 이 글은 배달 앱을 과감히 끊고도 살아남은 한 동네 빵집의 실제 사례를 통해, 자영업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제시합니다.

"배달비가 문제가 아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안녕하세요. 수백 명의 자영업자 사장님들을 만나며 그들의 생존 전략을 설계하는 현실주의 컨설턴트, 박병진입니다.

요즘 사장님들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이 있습니다.

배달 앱 수수료 때문에 도저히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죠.

물론 그 마음 100% 이해합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사장님들께 조금 냉정하고, 어쩌면 불편한 진실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장님. 배달비가 진짜 문제일까요?

저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배달비는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결과일 뿐입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배달 앱의 숫자 함정: 왜 팔아도 남는 게 없을까

2025년 9월 5일자 조선일보 기사 캡처 화면. 매출의 24%가 배달앱 수수료로 빠져나간다는 내용을 담은 통계 자료 캡처.

2025년 9월 5일자 조선일보 기사 캡처 화면. 매출의 24%가 배달앱 수수료로 빠져나간다는 내용을 담은 통계 자료 캡처.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 한 언론(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1만 5천 원짜리 상품을 팔면 각종 수수료와 배달비로 5천 원가량이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또 다른 매체(조선일보)는 매출의 24%가 수수료로 나간다는 통계도 제시했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최근 유행하는 무료 배달은 사장님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소비자에게는 무료처럼 보이지만, 그 비용은 결국 사장님이 부담하는 정률 수수료나 광고비에 전부 녹아있습니다.

사장님들은 이 숫자의 함정에 빠져,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악순환에 갇히게 됩니다.

배달 앱은 편리한 주문 시스템을 제공하는 플랫폼이지만, 동시에 사장님들을 수수료의 노예로 만드는 거대한 덫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빵집 사장님의 진짜 문제

한국의 동네 빵집에서 컨설팅을 받는 40대 사장님. 컨설턴트의 질문에 펜을 든 채 생각에 잠겨 '플랫폼의 고객'과 '진짜 내 고객'의 차이를 깨닫는 진지하고 사실적인 장면

얼마 전, 저를 찾아온 한 동네 빵집 사장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정말 좋은 재료로, 매일 새벽같이 나와 정성껏 빵을 만드셨습니다. 하지만 매달 정산서가 날아올 때마다 깊은 한숨을 쉬셨죠.

그분은 제게 "배달 앱 수수료만 아니면 살겠다"고 하소연하셨습니다.

저는 그분께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사장님, 배달 앱을 끊으시죠."

사장님은 당연히 펄쩍 뛰셨습니다. "컨설턴트님, 지금 장난하십니까? 배달 끊으면 당장 내일 굶어 죽으라는 겁니까?"

저는 그분께 조용히 물었습니다.

"사장님,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이 진짜 사장님의 고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참을 침묵하던 사장님은 그제야 무언가 깨달은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사장님의 고객이 아니라 플랫폼의 고객입니다. 그들은 사장님의 빵이 좋아서가 아니라, 플랫폼의 할인 쿠폰과 빠른 배달 때문에 주문했을 뿐입니다.

사장님의 진짜 문제는 배달비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플랫폼에 대한 100% 의존성이었습니다.

내 가게의 생사여탈권을 남의 손에 맡기고 있었던 것이죠.


배달 앱을 끊고 발견한 단 하나의 비밀, 이것

한국의 동네 빵집에서 사장님과 단골 고객이 웃으며 대화하는 따뜻한 장면. 배달 앱을 끊고 '관계의 밀도'에 집중한 결과, 오프라인 매장이 동네 사랑방이 된 모습을 보여주는 사실적인 사진

그 빵집은 제 컨설팅에 따라 과감히 배달 앱을 끊었습니다.

물론 처음 한두 달은 매출이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빵집은 배달 앱을 하던 시절보다 더 높은 순수익을 기록하며 지역의 찐 맛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결이 뭐였을까요?

거창한 마케팅 비법 같은 게 아닙니다. 우리가 장사의 본질이라 부르지만, 너무나 쉽게 잊고 있었던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바로 관계의 밀도입니다.

배달 앱은 넓은 관계(수많은 1회성 고객)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 관계는 수수료처럼 얇고 가볍습니다. 플랫폼이 쿠폰을 안 주면 언제든 떠날 고객들이죠.

하지만 배달을 끊고 확보한 밀도 높은 관계(소수일지라도 확실한 단골)는 다릅니다. 이들은 사장님의 빵을, 그리고 사장님이라는 사람을 보고 찾아오는 진짜 내 고객입니다.

한 명의 찐단골은 100명의 1회성 배달 고객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 잠깐! 중요한 경고입니다

이 글은 무조건 배달 앱을 끊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결정입니다. 배달 앱을 끊는 것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확실한 오프라인 전략과 상품 경쟁력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선택입니다. 본인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것을 만드는 3가지 구체적인 전략

관계의 밀도는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그 빵집 사장님이 배달 앱을 끊고 집중했던 3가지 실전 전략을 공유합니다.

1. 배달 불가능한 시그니처 메뉴 개발

가장 먼저 한 일은 배달에 최적화된 메뉴를 모두 없앤 것입니다.

대신, 오직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예컨대 방금 구워 10분 안에 먹어야 가장 맛있는 빵처럼 말이죠.

이는 고객에게 가게를 방문해야 할 명확한 이유를 제공합니다. 과거 스시도쿠라는 초밥집이 배달 없이 오프라인 매장만으로 월 1억 2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비결도, 압도적인 반찬 가짓수라는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이었습니다.

2. 고객의 돈이 아닌 시간을 점유하라

배달 앱은 고객의 돈을 씁니다. 우리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해야 합니다.

그 빵집은 빵 나오는 시간을 동네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맞춰 작은 시식 행사를 열었죠. 빵 냄새가 퍼지는 그 순간, 매장은 단순히 빵을 사는 곳이 아니라 동네의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관계의 밀도는 급격히 높아집니다.

3. 플랫폼이 아닌 동네에서 마케팅하라

배달 앱 광고에 쓰던 돈을 전부 로컬 마케팅으로 돌렸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동네 맘카페 제휴, 당근마켓의 동네가게 기능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쏘는 광고가 아니라, 우리 가게 1km 반경 내의 실제 고객에게만 집중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광고비는 1/10로 줄었지만, 매장을 찾는 신규 고객은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사장님. 배달 앱이라는 운동장에서 남들과 똑같은 규칙으로 싸우지 마십시오.

그 운동장을 나와, 사장님만의 관계의 밀도라는 새로운 운동장을 만드셔야 합니다. 그것이 수수료 지옥에서 벗어나 내 사업의 주도권을 되찾는 유일한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배달 앱을 당장 끊으면 매출이 0이 될까 봐 무섭습니다.
A

매우 합리적인 걱정입니다. 그래서 '당장' 끊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소개한 3가지 전략을 먼저 실행하면서 배달 앱 의존도를 서서히 낮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달 전용 메뉴를 줄이고 오프라인 전용 혜택을 늘리며 찐단골을 확보하는 과정을 3~6개월 정도 거치는 것을 권장합니다. 오프라인 매출이 배달 매출의 70% 이상을 안정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때, 그때가 배달 앱을 떠날 타이밍입니다.

Q 저희 가게는 빵집이 아니라 배달이 필수인 업종(치킨, 족발)입니다.
A

좋은 지적입니다. 업종의 특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경우, 배달 앱을 완전히 끊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의 밀도'라는 본질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배달 앱으로 유입된 고객에게 손 편지나 작은 리뷰 이벤트를 통해 가게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다음 주문은 전화나 자체 홈페이지, 혹은 포장으로 유도하여 플랫폼 수수료를 내지 않는 '직접 주문'으로 전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플랫폼의 고객나의 고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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