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생존 백서
"가맹 계약서의 함정부터 본사와의 갈등 관리,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까지. 성공이 아닌 '생존'을 위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이 백서가 당신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점심 장사만 잘되는 식당, 저녁에 공유주방으로 월 200만원 추가 수익 만드는 법

점심 장사만 잘되는 식당 사장님이신가요? 텅 빈 저녁 시간, 월세만 축내는 주방을 활용해 추가 투자 거의 없이 월 200만 원의 순수익을 더 만드는 '샵인샵 공유주방'의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어떤 브랜드를,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실패하지 않는지, 현실적인 노하우를 확인하세요.

사장님, 저녁 6시 이후 주방은 그냥 '월세 내는 창고'가 아닙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 텅 빈 식당에서 홀로 생각에 잠겨 있는 중년의 한인 식당 사장님. 유휴 시간에 대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점심시간이면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저녁 6시만 넘으면 거짓말처럼 한산해지는 가게. 사장님에겐 익숙한 풍경일지 모릅니다.

저도 예전에 가게 말아먹을 때 월세 날짜만 다가오면 잠이 안 왔습니다. 특히 텅 빈 저녁의 주방을 보면 '저 비싼 공간과 장비가 그냥 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속이 쓰렸죠.

사장님, 그 텅 빈 주방은 그냥 공간이 아닙니다. 매 시간마다 월세와 감가상각비가 빠져나가는 '비용 덩어리'입니다. 이 유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가게의 순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공유주방? 샵인샵? 남의 가게 빌리는 게 정답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공유주방'이라고 하면 위쿡이나 먼슬리키친처럼 아예 시설이 갖춰진 곳에 입주하는 모델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건 이미 내 가게가 있는 사장님께는 해당 없는 이야기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개념은 바로 '샵인샵(Shop in shop)' 모델입니다.

쉽게 말해, 사장님의 기존 가게에 새로운 배달 전문 브랜드를 하나 더 입점시키는 겁니다. 추가적인 공간이나 설비 투자 없이, 지금 있는 주방과 인력 그대로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죠. 이것이 바로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가장 현실적인 '공유주방'의 개념입니다.


월 200만원, 어떤 '배달 브랜드'를 들여와야 현실이 될까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브랜드를 해야 돈을 버는가?"

수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자기네 브랜드가 최고라고 말합니다. 그 말만 믿고 덜컥 계약했다가, 기존 장사까지 망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제가 수십 곳을 컨설팅하며 내린 결론은, 성공하는 브랜드에는 명확한 3가지 기준이 있다는 겁니다.

기준 1: 내 기존 재료와 시너지가 나는가? (재고는 줄이고, 속도는 올리고)

한식당 주방의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에서 돼지고기 식재료가 국밥용과 제육볶음 배달 메뉴용으로 동시에 준비되는 모습. 식재료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사진.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도입하면 식자재 관리가 두 배로 힘들어집니다. 재고 부담이 늘고, 버려지는 식자재도 많아지죠.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내 가게의 주력 메뉴와 식자재를 70% 이상 공유하는 브랜드입니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국밥집을 운영하신다면, 남는 목살이나 삼겹살을 활용할 수 있는 제육볶음 배달 브랜드를 추가하는 식입니다. 재고 부담은 줄고, 재료 회전율은 빨라져 오히려 이득입니다.

기준 2: 조리는 단순하고 추가 인력이 필요 없는가? (사장님 몸은 하나입니다)

한가한 저녁 시간, 한식당 사장님이 홀 영업에 방해받지 않고 왕만두 배달 주문을 효율적으로 포장하고 있다. 조리가 간편한 샵인샵 메뉴의 장점을 보여준다.

배달 주문 하나 때문에 기존 홀 손님 응대가 늦어진다면 그건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추가로 도입하는 메뉴는 누가 해도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레시피가 표준화되어 있고, 5~10분 내외로 빠르게 조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컨설팅했던 분당의 한 칼국수집 사장님은 처음엔 떡볶이 브랜드를 하려고 하셨어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칼국수 육수 끓이면서 떡볶이 소스 졸이고... 주방은 전쟁터가 됐을 겁니다. 결국 재고 관리도 편하고 조리가 훨씬 간편한 왕만두 브랜드를 추가해서 성공하셨죠.

기준 3: 본사 갑질 없이 마진율이 정말 남는가? (숫자의 진실)

가맹비, 로열티, 교육비... 본사에서 요구하는 돈은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필수 물품'이라는 명목으로 비싸게 공급하는 식자재입니다. 배달 수수료, 광고비 다 떼고 나면 정작 사장님 손에 남는 게 없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반드시 정보공개서를 확인하고, 식자재 원가율과 마진율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본사에서 이건 꼭 써야 합니다"라고 강제하는 품목이 적고, 사장님이 직접 사입할 수 있는 자율성이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실제 비용 vs 기대 수익,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을 보여드립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실제 숫자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래는 A라는 배달 전문 브랜드를 샵인샵으로 도입했을 때의 현실적인 손익 계산 예시입니다.

배달 브랜드 추가 시 월 예상 손익 (객단가 15,000원, 일 10건 판매 기준)
항목 금액 (원)

매출 (15,000원 * 10건 * 30일)

4,500,000

지출 (비용)

- 재료비 (매출의 35%)

1,575,000

- 배달앱 중개수수료 및 결제수수료 (평균 15%)

675,000

- 배달대행료 (건당 3,500원 가정)

1,050,000

- 월 로열티 (매출의 2% 가정)

90,000

월 예상 순수익 (세전)

1,110,000

하루 10건만 팔아도 월 100만원이 넘는 추가 수익이 생깁니다. 만약 하루 20건을 판다면? 순수익은 200만 원을 훌쩍 넘어가게 되죠.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이미 기존 장사에서 부담하고 있으니, 이 수익은 거의 그대로 사장님의 주머니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것만은 피하세요: 90%가 실패하는 3가지 함정

홀 주문과 배달 주문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주방에서 땀 흘리며 스트레스받는 식당 사장님. 잘못된 샵인샵 운영으로 인한 주방 동선 문제를 보여주는 사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장밋빛 미래만 보고 섣불리 시작했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기존 장사까지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3가지 함정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실패로 가는 지름길

함정 1: '유행'만 쫓는 아이템 선정
마라탕, 탕후루가 유행이라고 덥석 시작하면 100% 망합니다. 유행은 짧고, 사장님의 가게 컨셉과 맞지 않는 아이템은 결국 재고 부담과 운영의 어려움만 남깁니다.

함정 2: 주방 동선에 대한 고민 부재
기존 홀 주문과 배달 주문이 몰렸을 때를 시뮬레이션해야 합니다. 동선이 꼬이면 음식 나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홀 손님과 배달 고객 모두에게 불만을 사게 됩니다. 가장 간단한 메뉴부터 시작해 시스템을 잡아가야 합니다.

함정 3: '알아서 되겠지'라는 안일한 홍보
배달 브랜드를 시작했다고 주문이 저절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배달 앱 내에서 최소한의 리뷰 관리, 찜 유도, 쿠폰 발행 등 기본적인 마케팅 활동은 직접 챙겨야 합니다. 본사가 다 해줄 거라는 기대는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사업자 등록을 새로 해야 하나요?
A

네, 기존 사업자에 '업종 추가'를 하거나, 별도의 개인 사업자를 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배달 앱 입점 및 세금 처리의 투명성을 위해 필요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관할 세무서에 문의하거나 세무사의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Q 기존 홀 영업에 정말 영향이 없을까요?
A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조리가 간편하고 동선이 꼬이지 않는 아이템 선택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처럼, 홀이 비교적 한가한 특정 시간대에만 배달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테스트하며 점차 확대해나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장님, 텅 빈 주방을 보며 한숨만 쉬는 시간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사장님의 공간, 사장님의 열정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자산입니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시작한다면, 놀고 있던 저녁 주방이 가게의 월세를 내주고도 남는 '효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더 궁금한 점이 생기셨거나, 본인의 가게에 맞는 아이템에 대해 고민이 되신다면 언제든 댓글로 질문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현실적인 답변 드리겠습니다.

[면책 조항]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적인 사업 결정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계약 등 중요한 의사결정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 세무사 등 관련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선배 박병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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