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웃으며 일하던 알바생이 아침에 카톡 한 줄 남기고 그만뒀나요? 혹시 퇴근 후에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하진 않으셨나요? Z세대 알바생의 잦은 퇴사는 '개인의 책임감' 문제가 아니라 '소통 방식'의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1년 이상 장기근속하는 알바생을 만드는 사장님들의 3가지 소통 시스템을 낱낱이 공개합니다.
"사장님, 선 넘으셨어요"… Z세대 알바가 카톡 지시를 못 견디는 진짜 이유
사장님들, 정말 답답하시죠?
어제까지 멀쩡히 일하던 알바생이 다음 날 아침, 띡 카톡 한 줄 보내고 안 나오는 상황. 저도 수없이 겪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요즘 애들 책임감 없다고, 세상 편하게 산다고 혀를 찼습니다. 그런데 가게 3개 말아먹고 나니 알겠더군요.
문제는 애들이 아니라, 제 손가락이었습니다.
바로 카톡으로 업무지시를 하던 그 손가락 말입니다.
Z세대에게 카톡은 공과 사를 구분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신성불가침의 사적 영역입니다.
퇴근 후에 울리는 사장님의 업무 카톡은, 그들에게는 ‘야근’이고 ‘사생활 침해’란 말입니다.
우리는 편하자고 보낸 카톡 하나가, 그 친구들에게는 퇴사를 결심하게 만드는 ‘지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 Z세대가 말하는 '워라밸'의 진짜 의미
사장님들이 생각하는 워라밸은 ‘칼퇴’나 ‘주 52시간’ 같은 물리적인 시간일 겁니다.
하지만 Z세대의 워라밸은 다릅니다.
그들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포함합니다.
퇴근 후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존중받고 싶어 합니다.
사장님의 카톡은 이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저도 예전에 밤 10시에 아이디어가 떠올라 "내일 오픈할 때 OO 재료 꼭 확인해줘!"라고 카톡을 보냈다가, 다음 날 그 알바생의 빈자리를 봐야 했습니다.
그때는 그 친구가 무책임하다고만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 친구의 편안한 저녁 시간을 제 사업 걱정으로 망쳐버린 겁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Z세대 알바생을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1년을 못 버티는 알바생, 사장님만 모르는 3가지 퇴사 신호
Z세대 알바생들은 불만이 있어도 대놓고 말하지 않습니다.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관계를 정리하는 걸 택하죠.
그래서 사장님 입장에서는 더 답답한 겁니다.
멀쩡해 보였는데 갑자기 그만두니까요.
하지만 그들도 분명히 신호를 보냅니다. 제가 수많은 알바생들의 뒷모습을 보며 깨달은 3가지 퇴사 신호입니다. 이거 보이면 바로잡아야 합니다.
1. 답변이 점점 짧아진다
처음엔 "네! 사장님! 알겠습니다! ㅎㅎ" 하던 친구가 어느 순간 "넵", "네", "ㅇㅇ"으로 답장이 짧아지기 시작했다면 위험 신호입니다.
이건 단순히 성격이 변한 게 아닙니다.
사장님과의 대화 자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싶다는 무언의 표현입니다. 감정적 소모를 피하려는 거죠.
2. 질문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묻지도 않고 알아서 하니까요. 하지만 이건 착각입니다.
일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사라졌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궁금한 것도 없는 상태.
그냥 시키는 일만 하고, 문제 생겨도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알아서 잘하겠지"가 아니라 "마음이 떠났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3. 갑자기 휴무나 조퇴 요청이 잦아진다
물론 정말 아프거나 급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몸이 안 좋아서요", "집에 일이 있어서요" 같은 갑작스러운 요청이 잦아진다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거나 면접을 보러 다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게에 마음이 뜬 알바생에게 출근은 그저 고역일 뿐이니까요.
'사람 귀한 줄 아는' 사장님들의 3가지 소통 시스템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애들은 다 그래"라며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셔야 합니다.
이건 세대 차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부재의 문제입니다.
알바생이 1년 넘게 장기근속하는 가게들은 모두 사장님만의 명확한 소통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거창한 게 아닙니다. 딱 3가지만 바꾸면 됩니다.
첫째, 소통 채널을 '카톡'에서 '업무용 툴'로 분리하세요.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우리 가게는 이제부터 업무 이야기는 여기서만 합니다"라고 선언하는 겁니다.
슬랙, 잔디, 노션, 하다못해 네이버 밴드도 좋습니다.
무료 툴도 훌륭한 게 많습니다.
중요한 건 채널을 분리해서 "사장님, 이제 퇴근 후에는 제 카톡 보지 마세요"라는 무언의 약속을 해주는 겁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알바생들은 존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 절대 금지
단체 카톡방에서 한 명을 지목해 공개적으로 실수를 지적하는 것은 최악의 소통 방식입니다.
Z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공정함'과 '투명성'에 민감합니다.
칭찬은 모두 앞에서, 지적은 반드시 1대1로 해야 합니다.
둘째, '감'이 아닌 '업무 매뉴얼'로 지시하세요.
"알아서 잘 좀 해봐"라는 말처럼 무책임한 지시는 없습니다.
사장님 머릿속에만 있는 기준을 알바생이 독심술처럼 알아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A4 용지 한 장이라도 좋습니다.
포스기 여는 법부터 마감 정산 순서까지, 사진 몇 장 찍어서 간단한 설명만 붙여줘도 충분합니다.
매뉴얼은 알바생의 실수를 줄여주고, 사장님의 잔소리도 줄여주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셋째, '지적' 대신 주 1회 '5분 체크인'을 하세요.
일주일에 딱 한 번, 5분만 시간을 내서 알바생과 따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요즘 일하는 거 어때? 힘든 건 없어?" 이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이건 감시가 아니라 관심의 표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사장님이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알바생의 말을 들어주는 겁니다.
실제로 저는 이 5분 체크인 덕분에 그만두려던 알바생의 속마음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서 2년 넘게 함께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처음부터 유료 툴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네이버 밴드나 구글 클래스룸 같은 무료 툴로 시작해보세요. 공지사항 전달, 업무 자료 공유 등 기본적인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카톡과 분리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툴의 기능이 아니라 '공과 사를 분리하겠다'는 사장님의 의지입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사장님. "라떼는 말이야"는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최저시급은 계속 오르고, 사람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직원을 뽑아 오래 함께 일하는 것이 가게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이 정도의 노력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결국 이 투자는 사장님 자신을 편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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