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생존 백서
"가맹 계약서의 함정부터 본사와의 갈등 관리,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까지. 성공이 아닌 '생존'을 위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이 백서가 당신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창업 컨설팅의 두 얼굴: 성공 조력자인가, 실패 유도자인가? (함정 구별법)

창업이라는 설레는 여정을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창업 컨설팅의 문을 두드립니다.

분명 성공적인 창업을 돕는 훌륭한 컨설턴트도 많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보 창업자의 절박한 마음과 정보 부족을 악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업체들 또한 존재합니다.

이들은 달콤한 약속 뒤에 치명적인 함정을 숨겨두고, 자칫 잘못 발을 들이면 소중한 자산과 시간을 잃고 창업의 꿈마저 접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부 악덕 창업 컨설팅 업체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들을 단계별로 분석하고, 이러한 함정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모던 에디토리얼 스타일로 그린 온라인 창업 광고 미끼에 현혹되는 예비 창업가 일러스트레이션

미끼 던지기: 당신의 절박함을 노리는 온라인 유혹

악덕 컨설팅 업체들의 첫 번째 단계는 잠재 고객, 즉 창업 정보를 간절히 찾는 예비 창업자들을 유인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주로 온라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포털 사이트와 블로그 장악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창업 아이템', '소자본 창업', '창업 성공 사례' 등의 키워드로 포털 사이트 검색을 시작합니다.

일부 업체들은 마치 여러 다른 회사인 것처럼 위장하여, 특정 키워드의 검색 결과 상단을 자신들의 광고나 블로그 게시물로 도배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가령, 'OO 지역 카페 창업'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상위 블로그 4~5개가 이름과 연락처는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컨설팅 업체에서 운영하는 경우입니다.

정보를 비교하고 싶은 창업 희망자는 여러 곳에 문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업체의 정보망 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됩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옥같은' 문구

이들이 작성하는 광고 문구나 블로그 내용은 수년간의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보 창업자들이 혹할 만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월 순수익 OOO만원 보장", "초보도 쉽게 운영 가능", "100% 오토 운영 시스템", "지금 아니면 잡을 수 없는 급매물" 등 현실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합니다.

수많은 '대박 신화' 콘텐츠에 노출된 창업 희망자들은 이러한 문구에 쉽게 현혹되어 '나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고 문의 전화를 걸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알아나 보자'는 가벼운 마음일 수 있지만, 이것이 함정으로 들어서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모던 에디토리얼 스타일로 그린 화려한 사무실에서 악덕 컨설턴트의 허위 브리핑을 듣는 예비 창업가 일러스트레이션

화려한 무대 뒤 함정: 고급 사무실과 장밋빛 약속의 실체

온라인 미끼를 통해 연락이 닿은 예비 창업자는 다음 단계로 상담을 위해 사무실 방문을 제안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신뢰도를 높이고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활용합니다.

압도적인 분위기와 전문가 연출

주로 강남 등 번화가에 위치한 이들의 사무실은 겉보기에는 매우 번듯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세련된 안내 데스크 직원, 예약 없이는 상담이 어려울 것 같은 분위기, 잘 차려입은 컨설턴트들은 방문객에게 전문적이고 성공적인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이러한 환경은 예비 창업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동시에 '이런 곳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매물 브리핑

상담이 시작되면, 컨설턴트는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특정 매물(가게)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합니다.

이때 제시되는 매출 데이터는 과거의 좋았던 시점만 보여주거나, 약간의 노력만 더하면 추가 수익이 크게 발생할 것처럼 부풀려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토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직접적인 매장 운영 경험이 부족하거나 노동 강도를 줄이고 싶은 창업 희망자(특히 퇴직자)의 심리를 파고듭니다.

"지금 바로 인수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며 편하게 관리만 하면 된다"는 식의 설명은 창업의 어려움과 위험성을 간과하게 만듭니다.

주요 타겟 분석: 악덕 컨설팅 업체들은 특히 현금 동원 능력이 있는 퇴직자나, 창업 경험은 없지만 대출이나 가족 지원이 가능한 30~40대를 주요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비교적 안정된 환경에서 성실하게 살아왔고, 조직 내에서는 인정받았을지 모르지만, 창업 시장의 생리나 사기 수법에는 익숙하지 않아 취약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양쪽 저울질: 매도자 압박과 매수자 기만의 이중 플레이

악덕 창업 컨설팅의 핵심적인 수익 창출 방식은 바로 '권리금'을 이용한 이중 플레이입니다.

이들은 매물을 팔려는 기존 자영업자(매도자)와 새로 인수하려는 초보 창업자(매수자) 사이에서 정보를 통제하고 가격을 조작하여 막대한 차익을 남깁니다.

매도자 쥐어짜기: 권리금 '급매물' 만들기

컨설팅 업체는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매물로 내놓은 가게를 접수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팔아주기 위한 노력보다는, 매도자를 지속적으로 압박하여 권리금을 최대한 낮추는 데 집중합니다.

가령, "요즘 경기가 안 좋다", "이 가격에는 절대 안 팔린다",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는데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는 식으로 꾸준히 연락하며 매도자의 희망을 꺾고 불안감을 증폭시킵니다.

수개월에 걸친 심리적 압박 끝에, 매도자는 지쳐서 원래 원했던 권리금보다 훨씬 낮은 가격(예: 1억 → 2천만원)에 매물을 넘기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는 "다른 부동산에는 절대 이 가격을 말하면 안 된다", "나에게만 독점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보 유출을 막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급매물'은 사실 매도자에게는 손해지만, 컨설팅 업체에게는 수수료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매수자 현혹하기: 부풀려진 가격과 가짜 약속

동시에 컨설턴트는 이 '급매물'을 초보 창업자(매수자)에게 소개합니다.
이때는 원래 매도자가 내놓았던 초기 권리금(예: 1억)이나 그와 유사한 높은 가격을 제시합니다.

매출 데이터 등을 보여주며 "이 정도 조건의 매물은 없다", "내가 특별히 OOO만원(예: 8천만원)까지 협상해보겠다"고 생색을 냅니다.

매수자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좋은 매물을 얻는다고 착각하고, 컨설턴트의 능력에 감탄하며 계약을 약속하게 됩니다.

가상의 카페 양도양수

상황

A씨는 운영하던 카페가 어려워져 컨설팅 업체 B에 1억원 권리금으로 매물 중개를 의뢰합니다.

매도자 압박

B업체는 몇 달간 A씨에게 연락하며 "매수자가 없다",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압박하여 최종적으로 권리금을 2천만원까지 낮추도록 유도합니다.
계약 시에는 "혹시 모르니 현장에서 500만원 정도 더 깎아줄 여지를 달라"며 사실상 1500만원에 팔 의향을 얻어냅니다.

매수자 기만

동시에 B업체는 창업 희망자 C씨에게 이 카페를 소개하며 "원래 권리금 1억인데, 내가 8천만원까지 만들어보겠다"고 제안합니다.
C씨는 2천만원이나 싸게 사는 줄 알고 B업체에 고마워하며 8천만원에 계약하기로 합니다.

결과

B업체는 A씨로부터는 1500만원에 매도 의사를 확보하고, C씨와는 8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합니다.
중간 차액 6500만원은 고스란히 B업체의 몫이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C씨에게 약속 이행 명목의 수수료(예: 8천만원의 10% = 800만원)까지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컨설팅 업체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악용하여,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물을 확보하고, 훨씬 높은 가격에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만듭니다.



모던 에디토리얼 스타일로 그린 계약서 함정에 갇혀 재산상 손해를 입는 예비 창업가 일러스트레이션

마지막 올가미: 책임 회피를 위한 계약서 속 함정들

계약 단계는 악덕 컨설팅 업체가 자신들의 이익을 확정하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에게 불리한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나 각서 작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도자에게 요구하는 '수수료 비공개 동의'

컨설팅 업체는 권리금을 최대한 낮춘 매도자에게 접근하여 "사장님께는 저희가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선심 쓰는 척 보이지만, 실제 목적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대신 "저희가 매수자에게 얼마를 받든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나 동의서 서명을 요구합니다.
이는 컨설팅 업체가 매수자로부터 얼마의 차액과 수수료를 챙기든 매도자가 문제 삼지 못하게 입막음하려는 의도입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매도자는 1원이라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이러한 요구에 응하기 쉽습니다.

매수자를 옭아매는 계약 조건들

매수자가 작성하는 계약서에는 컨설팅 과정에서 구두로 약속했던 내용(예: 예상 수익률, 오토 운영 가능성)이 명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매수자는 매물 상태 및 수익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으며, 이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컨설팅 업체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식의 면책 조항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 체결을 서두르게 하거나, 계약 내용을 상세히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도 합니다.

⚠️ 주의

구두 약속은 효력이 없습니다.
컨설턴트가 아무리 달콤한 약속을 해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으면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모든 중요한 조건은 반드시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초보 창업자는 실제 가치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수익성 없는 매물을 떠안게 되고, 문제가 발생해도 계약서 상의 불리한 조항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피해를 본 창업자가 다시 해당 매물을 처분하기 위해 자신을 속였던 컨설팅 업체를 다시 찾아가 "제발 팔아달라"고 부탁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구조에 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지키기: 악덕 컨설팅 피하는 현실적인 체크포인트

모든 창업 컨설팅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 악덕 업체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음은 창업 컨설팅 상담 및 계약 과정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체크포인트입니다.

창업 컨설팅은 잘 활용하면 분명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콤한 말 뒤에 숨겨진 위험을 인지하고, 스스로 정보를 검증하며 신중하게 판단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디 이 글이 여러분의 성공적인 창업 여정에 작은 등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창업 컨설팅 수수료는 보통 어느 정도인가요?

A 법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양도양수 중개의 경우 거래 금액(권리금+보증금)의 일정 비율(예: 5~10%) 또는 정액으로 책정됩니다.
하지만 업체마다, 계약 내용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계약 전 명확히 확인하고 과도한 수수료는 아닌지 비교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앞서 설명한 '권리금 차액' 편취 방식은 일반적인 수수료 개념과 다르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컨설팅 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A 계약서, 녹취록, 문자 메시지 등 증거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서에 사기죄로 고소하거나, 변호사 상담을 통해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관련 소비자 보호 기관에 신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모든 창업 컨설팅이 이런 위험성을 가지고 있나요?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정직하고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컨설턴트들은 창업 과정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옥석을 가리는 능력입니다.
업체의 평판, 계약 조건의 투명성, 컨설턴트의 전문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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