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매출 뒤 그림자, '권리금 장사'의 두 얼굴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려할 때 '권리금'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본래 권리금은 기존 임차인이 쌓아온 영업상의 이점, 즉 위치, 시설, 고객 기반, 영업 노하우 등에 대한 무형의 가치를 금전으로 환산한 것을 의미했습니다.
과거에는 실력 있는 운영자가 저평가된 매장을 인수해, 박리다매 전략 등으로 활성화시킨 후 그 노력의 대가를 권리금으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정당한 노력과 성공적인 운영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최근 프랜차이즈 시장, 특히 양도양수 과정에서 나타나는 '권리금 장사'는 그 의미가 심각하게 변질되었습니다.
단거리 경주에서 옆 선수를 밀치고 결승선에 먼저 도달하려는 행태처럼, 정당한 경쟁 대신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분 | 과거 방식 (일부) | 현재 변질된 방식 |
---|---|---|
핵심 전략 |
저평가 매장 발굴, 운영 능력으로 가치 상승 |
헐값 매입 후, 인위적 매출 부풀리기 |
수익 방식 |
박리다매 등 실제 영업 통한 수익 + 노력 기반 권리금 |
마진 포기/최소화, 오직 부풀린 매출 기반 권리금 차익 |
결과 |
매장 활성화, 노력에 대한 보상 |
주변 상권 피해, 예비 창업자에게 위험 전가 |
이러한 변질된 '권리금 장사'는 단순히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건강성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나만 살고 보자? 상생 대신 각자도생 택한 시장의 민낯
변질된 권리금 장사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같은 브랜드, 같은 상권 내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특히 배달을 겸하는 음식점이나 서비스업의 경우, 가맹점별 상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동네 A 치킨과 저 동네 A 치킨은 사실상 같은 상품을 파는 셈이죠.
이런 상황에서 특정 가맹점이 의도적으로 마진을 포기하고 파격적인 할인 쿠폰을 남발하거나 배달비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면 어떻게 될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저렴한 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던 주변 가맹점들은 갑작스러운 매출 급감을 겪게 됩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경쟁에 뛰어들게 되죠.
결국 상권 전체가 수익성 악화라는 늪에 빠지는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 경쟁이 아닙니다.
단기적인 매출 상승만을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변 상인과 최종 인수자에게 떠넘기는 기형적인 수익 구조이자 명백한 시장 교란 행위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손상과 상권 전체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업자 정신'이나 '상생의 가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주변 동료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행태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예비 창업자에게 더 치명적인 '폭탄 돌리기'의 함정
이러한 기형적인 권리금 장사의 최종 피해자는 정보가 부족한 예비 창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리금 장사꾼들은 헐값에 매장을 인수해 단기간 동안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매출을 극대화합니다.
쿠폰 발행, 배달비 지원 등은 고스란히 비용이지만, 이들은 이 비용을 숨기거나 축소합니다.
그리고는 오직 부풀려진 '매출 데이터'만을 근거로 높은 권리금을 책정하여 매물로 내놓습니다.
"월 매출 1억, 순수익 1천만 원 보장!", "요즘 보기 드문 알짜 매장" 같은 달콤한 말로 포장하는 것은 기본이죠.
창업 경험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들은 검증된 매출이라는 말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신규 창업보다 안정적일 것 같다', '본사에서 제시한 수익률과 비슷하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섣불리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됩니다.
문제는 인수 후에 발생합니다.
이전 운영자가 투입했던 과도한 마케팅 비용 없이는 부풀려진 매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결국 실제 순수익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높은 권리금 부담까지 더해져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권리금 폭탄'을 떠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높은 매출이라는 허상 뒤에는 막대한 비용과 거품이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한 이러한 행태는 예비 창업자의 꿈을 짓밟고 재정적 파탄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함정입니다.
'권리금 거품' 걷어내기: 현명한 창업을 위한 체크포인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권리금 함정'을 피하고 현명한 창업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단순히 제시된 매출만 볼 것이 아니라, 숨겨진 이면을 꼼꼼히 파악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다음은 프랜차이즈 양도양수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입니다.
결국 현명한 창업은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과 발품을 파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달콤한 말이나 반짝이는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냉철한 시각으로 숨겨진 위험까지 파악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A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보통 실제 월 순수익의 10~12배 정도를 참고치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상권, 업종, 시설 상태, 마케팅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A
권리금 계약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계약서에 권리금의 범위(영업권, 시설비 등)를 명확히 명시하고, 양도인의 영업 기간, 매출 및 지출 내역에 대한 확인 조항 등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계약 전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A
단기적으로는 예비 창업자의 정보 접근성 강화와 주의 환기가 중요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 간 상생 노력 유도 및 관리 감독 강화, 양도양수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표준화된 정보 공개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업계 전체의 윤리 의식 개선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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