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양수, '쉬운 길'이라는 착각과 그 위험성
창업을 꿈꾸는 많은 분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미 운영 중인 가게를 인수하는 '양도양수'에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리곤 하죠.
기존 고객도 있고, 매출도 어느 정도 보장되니 신규 창업보다 안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특히 경험이 부족한 초보 창업자에게 양도양수는 달콤한 독배가 될 수 있습니다.
왜 초보자에게 더 위험할까?
양도양수 시장에 나오는 매물 중에는 이미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기존 운영자는 사업의 '골든 타임'이 지났거나, 주변 상권 변화, 경쟁 심화 등으로 더 이상 예전 같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에 매물을 내놓는 것이죠.
문제는 초보 창업자가 이런 이면의 흐름을 읽어내기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화려한 매출 자료에 현혹되어, 마치 그 성공이 계속될 것이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기 쉽습니다.
운영 노하우나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미 기울어가는 배에 올라타는 형국이 될 수 있습니다.
권리금은 단순히 '자릿세'가 아닙니다.
기존 운영자가 쌓아온 유무형의 가치에 대한 대가이지만, 그 가치가 미래 수익까지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주변 상권이나 트렌드가 급변하는 요즘, 과도한 권리금은 회수 불가능한 매몰 비용이 될 위험이 큽니다.
결국, '쉬운 길'이라 믿었던 양도양수는 예상치 못한 고정비 부담과 줄어드는 매출, 그리고 손쓸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막막함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출 9천의 진실, 양도양수 매물의 실체 파헤치기
숫자는 때로 진실을 가리는 가장 교묘한 도구가 됩니다.
특히 양도양수 시장에서 '매출'이라는 숫자는 더욱 그렇죠.
제가 예전에 컨설팅을 도왔던 한 분의 사례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숫자에 속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알 만한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이었어요.
양도인이 제시한 자료에는 월 매출이 꾸준히 8~9천만 원을 기록하고 있었죠.
'이 정도면 안정적이지 않을까?' 싶어 꽤 높은 권리금을 주고 인수를 심각하게 고민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함께 자료를 뜯어보니,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본사 로열티, 급격히 오른 임대료, 인건비, 그리고 최근 시작된 배달 경쟁으로 인한 추가 비용 부담이 상당했죠.
심지어 양도인은 매각 직전, 무리한 할인 행사와 광고로 일시적으로 매출을 '펌핑'하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순수익은 기대 이하였고, 이미 주변 경쟁 환경은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폭탄'을 떠안을 뻔했던 순간이었죠."
이처럼, 양도양수 매물을 볼 때는 단순히 매출액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수익 구조와 고정비, 그리고 주변 환경의 변화 가능성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성공 레시피'가 '족쇄'가 되는 순간
또 다른 함정은 기존 운영 방식에 갇히는 것입니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장님이 운영하던 가게를 인수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분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안전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고객의 입맛도 변합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은, 정말 존경받던 고깃집 사장님의 가게를 큰 기대를 안고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사장님의 방식'을 너무 신성시한 나머지, 새로운 메뉴 개발이나 마케팅 방식 도입에 소극적이었죠.
결국,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점점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양도양수는 때로 새로운 시도와 '진화'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진짜 내 사업, 실패 줄이며 시작하는 현실적 방법
그렇다면 초보 창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양도양수'라는 지름길처럼 보이는 길 대신, 조금 더디더라도 스스로 길을 닦아 나가는 것을 권합니다.
핵심은 '작게 시작하여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만든다
처음부터 큰 규모로 시작하기보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을 줄여 실패 시 리스크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사업 운영의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메뉴 개발, 고객 응대, 재고 관리, 마케팅 등 모든 것을 직접 부딪히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경험은 그 어떤 비싼 컨설팅보다 값진 자산이 됩니다.
1. 시장을 직접 느껴보세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나 직원으로 일해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나만의 것'을 만드세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른 가게와 차별화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강점을 찾아 키워나가세요.
3. 숫자에 밝아지세요:
매출뿐만 아니라 원가, 고정비, 마진율 등 돈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4. 변화를 두려워 마세요:
고객의 반응과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피벗(방향 전환)'할 용기도 필요합니다.
물론, 작게 시작하는 것이 쉽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쌓아 올린 경험과 성공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온전한 '나의 것'이 됩니다.
양도양수라는 '남이 차려놓은 밥상'을 기대하기보다, 서툴더라도 내 손으로 직접 밥을 짓는 경험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거친 창업 시장에서 당신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A
물론, 간혹 좋은 매물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매물은 시장에 나오기 전에 이미 지인이나 내부자를 통해 거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보 창업자에게까지 기회가 오는 경우는 드물며, 온다 해도 매물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기에 신중해야 합니다.
A
권리금은 법적으로 보장된 금액이 아니며, 양측의 합의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양도양수 거래에서 권리금이 요구됩니다.
중요한 것은 권리금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과도하다면 과감히 협상하거나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A
두려움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저한 준비와 '경험'입니다.
관련 업종에서 일해보거나, 소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창업 과정을 미리 체험해 보세요.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기고 두려움은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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