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는 가게들의 치명적인 공통점: '근본 없음'의 정체
장사는 전쟁입니다.
그것도 아주 치열한 전쟁이죠.
당신의 가게 주변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할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게들이 망하는 이유가 정말 단순히 경쟁이 치열해서일까요?
물론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근본 없음'.
좀 직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게 핵심입니다.
스스로를 '잡상인'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뜻이죠.
혹시, 당신의 가게도? '잡상인' 가게의 특징
많은 사장님들이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메뉴가 많고 이것저것 다 팔아야 손님들이 더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마치 동네 철물점처럼요.
얼마 전 상담했던 호숫가 브런치 카페 '모두의 식탁'(가명)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처음엔 주변에 경쟁자가 없어 장사가 꽤 됐답니다.
그런데 하나둘 경쟁 카페, 식당들이 생겨나자 불안해지기 시작했죠.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는 마음에 파스타, 스테이크, 샐러드는 기본이고 온갖 종류의 빵과 디저트, 심지어 어머님이 잘 만드신다는 비빔밥과 전통차까지 메뉴판에 올렸습니다.
가족 각자의 '특기'를 살린다는 명목이었지만, 결과는? 손님들은 이곳이 파스타 집인지, 빵집인지, 한식당인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결국 발길을 끊었습니다.
마케팅 회사에 돈을 주고 온라인 노출은 시켰지만, 그 회사는 '호숫가 맛집',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일반적인 키워드로 상위 노출만 시켜줄 뿐, '모두의 식탁'만이 가진 매력이나 스토리를 만들어주진 못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죠.
애초에 내세울 '하나'가 없었으니까요.
이게 바로 '잡상인'의 함정입니다.
날이 서지 않은 칼, 발사되지 않는 총, 구멍 숭숭 뚫린 방패만 들고 전쟁터에 나서는 꼴이죠.
'전문가 코스프레'가 아닌 진짜 전문가 되기
놀랍게도 많은 사장님들이 '잡상인'이 '전문가'보다 돈을 더 잘 벌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정반대인데도 말이죠.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연히 전문가가 더 벌지!"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그게 '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게 문제입니다.
정작 자기 자신은 잡상인이 되려고 하거나, 이미 잡상인으로 장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거죠.
그렇다면 진짜 전문가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특정 분야의 지식이 많은 사람? 아닙니다.
장사에서의 전문가는 '자신만의 명확한 무기'를 가지고, 그것을 '고객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사람'입니다.
'잡상인' vs '진짜 전문가' 결정적 차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물론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영업에서 '전문가'로 포지셔닝하는 데 반드시 1만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핵심은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즉, 내가 고객들에게 어떤 사람(가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동네에 새로 생긴 카페가 모든 메뉴에 '시그니처' 표시를 해놓은 것을 봤습니다.
'아, 이 집 사장님은 아직 길을 못 찾으셨구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못하는 그 마음이 오히려 스스로를 '잡상인'의 길로 밀어 넣고 있는 겁니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당신의 가게를 정의하는 '단 하나'의 강력한 무기를 찾는 것이 생존의 시작입니다.
단 하나의 메뉴에 집중하라? 성공적인 포지셔닝 전략 파헤치기
그렇다면 '전문가'로 포지셔닝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그니처 메뉴', 즉 당신의 가게를 대표하는 강력한 무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무기에 모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거죠.
예를 들어, 당신이 천안에서 카페를 연다고 가정해 봅시다.
천안 하면 호두과자가 유명하죠.
그럼 '호두 크림 라떼'를 시그니처 메뉴로 개발하는 겁니다.
원데이 클래스를 듣든, 연구를 하든 '나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호두 크림 라떼를 완성하는 거죠.
그리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모든 마케팅은 이 '호두 크림 라떼'에 집중합니다.
인스타그램 피드, 블로그 포스팅, 매장 앞 배너까지.
"천안 오면 꼭 먹어봐야 할 호두 크림 라떼 맛집"으로 포지셔닝하는 겁니다.
시그니처 효과: 하나를 알리면 전부가 따라온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시그니처 메뉴 하나에 집중해서 마케팅하면, 놀랍게도 다른 메뉴들은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함께 알려지고 판매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최근 일주일에 세 번이나 찾아갔던 점심 단골집 '네 가지 덮밥'(가명)을 예로 들어보죠.
메뉴는 딱 4가지 덮밥뿐입니다.
그중 '특제 소스 스테이크 덮밥'이 시그니처로 표시되어 있었죠.
처음엔 그걸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더군요.
'이 집, 다른 덮밥도 맛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점심시간마다 가서 네 가지 덮밥을 모두 맛봤습니다.
결과는?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그니처 효과'입니다.
강력한 대표 메뉴 하나가 가게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고, 다른 메뉴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죠.
6,000원짜리 시그니처 커피 한 잔이 맛있으면, 사람들은 그 가게의 3,000원짜리 아메리카노도 뭔가 다를 거라 기대하게 됩니다.
저가 커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가게만의 맛과 분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이죠.
핵심: 당신의 가게를 떠올렸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할 '단 하나의 이유'를 만드세요.
그것이 메뉴든, 분위기든, 서비스든 상관없습니다.
물론 시그니처 메뉴만이 유일한 답은 아닙니다.
특정 고객층(예: 비건 전문, 혼밥족 전문)을 공략하거나, 독특한 인테리어나 분위기, 혹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전문가' 포지셔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다른 나만의 색깔'을 명확히 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가게를 살릴 '100시간 프로젝트'
하루 10시간씩 딱 10일이면 된다는 거죠.
솔직히 100시간 만에 완벽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비약일 수 있습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말하는 꾸준한 '의식적인 노력'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100시간'이라는 숫자가 주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는 있습니다.
바로 '단기간의 집중적인 노력으로 변화의 *시작*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죠.
당신의 가게가 지금 '잡상인'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딱 100시간만 투자해서 '전문가'로의 첫걸음을 내딛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문가 되기' 100시간 프로젝트 실행 단계
물론 시간 배분은 예시일 뿐, 당신의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막연하게 이것저것 시도하는 대신, 명확한 목표(나만의 무기)를 설정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거기에 집중하는 경험 그 자체입니다.
단 며칠이라도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다니며 '나만의 시그니처 메뉴' 개발에 몰두해 보세요.
혹은 당신 가게의 콘셉트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춰 메뉴판, 인테리어, 서비스 방식을 다듬는 데 집중해 보세요.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고객들과 소통하며 반응을 살피는 겁니다.
100시간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신을 '완벽한 전문가'로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잡상인'의 굴레를 벗어나 '전문가'의 길로 들어서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가게를 둘러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나는 지금 잡상인인가, 전문가인가?"
만약 잡상인에 가깝다고 느껴진다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100시간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변화는, 그렇게 작은 결심과 집중된 실행에서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A
아닙니다.
핵심은 가장 강력한 메뉴 하나에 마케팅과 홍보를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시그니처 메뉴가 성공적으로 고객을 유인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메뉴 판매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A
가격으로 맞서려 하지 마세요.
저가 커피는 '가성비'라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습니다.
당신만의 '가치'(맛, 분위기, 경험, 스토리 등)를 명확히 하고, 그 가치를 원하는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A
두려워하거나 무작정 따라 하지 마세요.
그들이 왜 성공했는지 냉철하게 분석하고 배우되, 당신만의 다른 강점과 차별점을 찾아 집중해야 합니다.
그들과 어울리며 배우는 것도 좋지만, 결국 당신만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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