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생존 백서
"가맹 계약서의 함정부터 본사와의 갈등 관리,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까지. 성공이 아닌 '생존'을 위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이 백서가 당신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동네 장사 90%가 망하는 이유: 당신도 놓치고 있는 결정적 실수 3가지


텅 빈 가게 안에서 홀로 고민에 잠긴 사장님의 뒷모습, 창밖으로는 활기찬 거리가 보이는 대조적인 풍경

장사, 왜 나만 힘들까? 숨겨진 결정적 실수 3가지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게들이 생겨나고, 또 소리 없이 사라집니다.
특히 직접 장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더 뼈저리게 느끼죠.

주변에 창업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야, 그냥 회사나 다녀! 그거 망해!"라고 뜯어말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내가 이미 그 쓴맛을 봤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창업을 꿈꾸는 사람 귀에는 그런 말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왠지 내 사업은 좀 다를 것 같고, 특별할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일 겁니다.

수많은 창업 현장을 지켜보며 자문하면서, 왜 어떤 사람은 그럭저럭 자리를 잡고 어떤 사람은 속절없이 무너지는지 고민했습니다.

분명히 차이가 있더군요.

오늘 저는 동네 장사를 하는 열에 아홉이 놓치고 있는, 어쩌면 너무 기본적이라 간과하기 쉬운 결정적인 실수 세 가지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당신의 가게는 과연 이 함정들을 잘 피해가고 있을까요?


현실 기반 가설 수립

실수 1: '될 거야'라는 착각 - 가설 없는 항해의 끝

첫 번째 실수는 바로 가설 수립을 건너뛰거나, 하더라도 엉터리로 한다는 것입니다.
가설 수립이란 쉽게 말해 '가상 시뮬레이션'입니다.

내가 이 동네에 치킨집을 차리면, 과연 하루에 몇 마리나 팔 수 있을까?
월세, 인건비, 재료비 다 빼고 언제쯤 내 돈을 회수할 수 있을까?

이런 계산을 미리 해보는 거죠.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제시하는 장밋빛 전망과는 별개로, 우리 동네 현실에 맞게 직접 해봐야 합니다.

현실 외면한 장밋빛 예측의 함정

많은 예비 사장님들이 이 단계를 생략합니다.
혹은 하더라도, 객관적인 데이터 없이 그저 '잘 되겠지' 하는 희망 회로만 돌립니다.

지도 없이 망망대해로 나서는 항해와 같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얼마나 가야 할지,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전혀 모르는 채 말이죠.

현실적인 가설 수립이란?
단순히 예상 매출과 비용을 적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 경쟁 가게 분석, 유동 인구 데이터, 상권 특성, 잠재 고객 인터뷰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예측을 하는 과정입니다.

어떤 청년 창업자의 사업 계획서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럴듯한 표와 그래프로 가득했지만,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그 숫자들이 나왔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가설 수립이 아니라 '희망 수립'일 뿐입니다.

나침반 없이 떠나는 창업, 괜찮을까?

동네 장사는 생각보다 예측 가능한 부분이 많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라면, 일주일 정도만 발품 팔고 데이터를 찾아보면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물론 100% 정확할 순 없겠죠.
하지만 70~80%의 확률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수천만 원, 수억 원을 투자하는 일입니다.

고작 일주일의 조사와 분석을 아까워해서는 안 됩니다.

가설 수립 없는 창업은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가설 수립이 부실한 사업 계획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하물며 리스크가 큰 동네 장사는 어떻겠습니까?


여러 개의 화살이 과녁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 흩어져 꽂혀 있는 모습, '타겟 실패'를 상징

실수 2: 모두에게 외치다 길을 잃다 - 마케팅 과녁의 오류

두 번째 실수는 마케팅의 방향을 잘못 잡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마케팅에 전력을 쏟는 게 왜 실수일까요?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는 사실 마케팅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문만 열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알아서 들어올 거라 기대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손님이 줄기 시작하면 덜컥 겁이 납니다.
'아, 마케팅을 안 해서 그런가?' 싶어 그때부터 여기저기 돈을 쓰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때, 마치 산탄총 쏘듯 마케팅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동네 고객은 누구인가? 과녁부터 제대로 보자

예를 들어, 내 가게가 있는 동네 상권의 잠재 고객이 2만 명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과연 그 2만 명 모두에게 내 가게를 알릴 필요가 있을까요?
알린다고 다 올까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입니다.
동네 장사의 마케팅은 내 가게 반경 1~2km 내의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장님들이 '이미 동네 사람들은 우리 가게를 다 알 거야'라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자꾸만 더 먼 곳의 손님을 끌어오려고 애씁니다.
마치 바로 앞 과녁은 내버려 두고, 저 멀리 보이지도 않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과 같습니다.

📝 생각해보기

과연 우리 동네 사람들 중 몇 퍼센트나 내 가게의 존재를 정확히 알고 있을까요?
10%? 5%?
생각보다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다 해도, 굳이 '우리 가게'를 찾아와야 할 이유가 없다면 그들은 오지 않습니다.

김포의 한 정육점 사례가 떠오릅니다.
처음엔 장사가 좀 되는 듯했지만 곧 매출이 떨어졌죠.
사장님은 마케팅 부족 탓이라 생각하고 매달 적지 않은 돈을 광고비로 썼습니다.

심지어 차로 한참 가야 하는 옆 동네, 옆옆 동네까지 광고 범위를 넓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매출은 오르지 않고 광고비만 축났습니다.

왜일까요?
그 가게는 그냥 '평범한 동네 정육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굳이 찾아올 이유가 전혀 없었던 거죠.
완전히 잘못된 마케팅 전략이었습니다.

'올 이유'를 만들고, 가까이 있는 고객에게 알려라

결국 그 정육점은 전략을 바꿨습니다.
퇴근길 아빠들을 위한 '오늘의 술안주 세트', 저녁 반찬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한 '수제 돈까스/함박 스테이크', 그리고 주말 캠핑족을 겨냥한 '프리미엄 밀키트' 같이 특정 타겟 고객이 '올 이유'가 될 만한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마케팅은 철저히 동네 한정으로 진행했죠.
네이버 플레이스, 당근마켓, 아파트 커뮤니티 등 동네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채널에 집중했습니다.

'아, 여기 이런 것도 파네?'
'맨날 가던 마트에는 없던 건데?'

이렇게 존재를 알리고 올 이유를 만들어주니, 동네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꾸준한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 핵심

동네 장사 마케팅의 핵심은 '범위'가 아니라 '깊이'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얕게 알리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는 잠재 고객에게 '올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고 깊게 소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먼 곳의 손님 유치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일본의 유명 마케터 간다 마사노리는 "고객은 늘 가까이에 있다.
입소문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수백만 원의 마케팅 비용은 동네 장사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특히 작은 매장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손님이 예상치 못한 작은 선물이나 세심한 서비스를 받고 기분 좋게 놀라는 표정을 짓는 모습

실수 3: 기본을 잊다 - '고객 만족'이라는 뻔하지만 강력한 무기

마지막 세 번째 실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쉽게 놓치는 것입니다.
바로 '고객 만족'이라는, 너무나 뻔해서 오히려 등한시하게 되는 가치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고객 만족'.
정말 지겹도록 듣는 말이죠?
저조차도 이 단어를 쓰는 것이 망설여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네 장사에서 이 뻔한 단어는 장사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고객 만족을 위해,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을까요?

사소함이 만드는 결정적 차이

이제 식당에 머리끈이나 휴대폰 충전기, 일회용 칫솔, 가글 등이 비치된 것은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든 식당이 그렇지는 않죠.

왜 없을까요?

신경 쓰지 않거나, '돈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출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여기는 거죠.

저는 서비스업 컨설팅을 할 때 일본의 '료칸' 경험을 권하곤 합니다.
료칸의 서비스는 단순히 비싸기 때문에 가능한 걸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그것을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평범한 가격대의 료칸조차 고급 료칸 못지않은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네 장사 역시 대부분 서비스업입니다.
이런 사소하지만 세심한 배려가 손님을 다시 찾게 만들고, 그 손님이 또 다른 손님을 데려옵니다.

기본 만족 vs 기대 초과 만족

기본 만족: 음식 맛, 적당한 가격, 기본적인 청결 등 고객이 당연히 기대하는 수준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기대 초과 만족: 고객이 예상하지 못했던 세심한 배려나 서비스를 통해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예: 비 오는 날 우산 빌려주기, 아이 동반 손님에게 색칠 도구 제공, 단골 고객의 취향 기억하기 등) 이것이 진정한 차별화를 만듭니다.

요즘 어지간한 가게들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기본 품질(퀄리티)은 다 좋습니다.

음식은 다 맛있고, 카페는 다 분위기가 있죠.

커피 맛도 아주 특별한 취향이 아니라면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가적인 '고객 만족' 측면을 보면 차이가 벌어집니다.

고깃집에 페브리즈가 있는 것은 흔하지만, 그것조차 없는 곳도 있습니다.

만약 옷에 냄새 밸 걱정 없이 식사할 수 있도록 스타일러가 비치된 고깃집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예 옷에 냄새가 배지 않는 환기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면요?

수저를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많지만, 눈앞에서 살균 소독되는 수저통을 쓰는 곳은 드뭅니다.
만약 테이블 자체에 살균 기능이 있다면요?

이런 작은 차이들이 모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다시 찾고 싶은 가게를 만듭니다.
동네 장사에서 이 부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윤 추구,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

'장사의 신'이라 불리는 일본의 우노 다카시는 말합니다.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남길 때는 항상 합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

천 원짜리 토마토를 사 와서 썰어서 5천 원에 팔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합당한 이유, 즉 고객을 위한 가치(신선함, 특별한 소스, 먹기 좋은 손질, 편안한 분위기 등)와 배려가 더해져야만 고객은 기꺼이 그 돈을 지불한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사다가 되파는 것은 장사꾼이지, 진정한 의미의 '사장님'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고객 만족'이라는 뻔한 말을 등한시하면, 우리는 이윤을 남길 합당한 이유와 근거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됩니다.

그저 물건만 팔고 돈만 받는 장사치로 전락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죠.


자주 묻는 질문 (Q&A)

Q 가설 수립,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져요. 간단하게 할 수 없나요?

A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상 월 매출과 총 지출 비용(고정비+변동비)을 추정하고,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주변 유사 가게 관찰과 온라인 정보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Q 마케팅 비용 쓸 여력이 없는데, 돈 안 드는 마케팅 방법은 없나요?

A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 최적화, 지역 커뮤니티(맘카페, 당근마켓 등) 소통, 가게 앞 입간판/배너 활용, 만족한 고객의 입소문 유도 등 비용 없이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 알릴지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Q 고객 만족,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요.

A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깨끗한 화장실, 친절한 인사와 응대, 고객의 작은 불편(예: 짐 보관) 해결 등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점검하고 개선해보세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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