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렵고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돌파구로 '창업'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현실적인 고민 없이 뛰어드는 창업은 성공보다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창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단순히 '운'이 좋아서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성공하는 창업가들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고, 실패하는 사람들은 '안 될 수밖에 없는 실수'를 반복합니다.
이 글에서는 창업 실패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5가지 실수를 짚어보며, 당신의 창업 계획이 과연 안전한지 점검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1. '돈'만 좇는 아이템 선정: 가격 주도권을 잃는 순간 끝이다
창업을 결심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고민은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 것인가'입니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요즘 뜨는 아이템', '손님이 줄 서는 가게'를 보며 막연히 '저거 하면 돈 벌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손님이 많은 것'과 '돈을 버는 것'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손님을 끌어모으는 '박리다매' 전략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전략을 쓰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당장의 소비자 반응을 이용해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좋은 재료 사용과 푸짐한 양 제공을 어렵게 만듭니다.
또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결국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 주도권'을 소비자에게 완전히 넘겨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격 주도권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소비자는 더 싼 곳이 나타나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브랜드 충성도보다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철새 고객'만 양산하게 되는 것이죠.
반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높은 가격, 즉 가치를 기반으로 한 고가 전략은 가격 주도권을 판매자가 쥘 수 있게 합니다.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큼의 가치(품질, 서비스, 경험 등)를 제공한다면, 단순히 싸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을 잃을 염려는 줄어듭니다.
따라서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단순히 '돈이 될까?'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가격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아이템인가?',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사세요, 사세요'하며 고객에게 끌려다닐 것인가, 아니면 '사고 싶어요'라는 말을 고객에게 듣는 장사를 할 것인가의 차이입니다.
2. '묻지마' 상권 계약: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성공을 바라는가?
아이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상권과 입지'입니다.
어떤 아이템이라도 어디서 파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장사의 성패 60~70%는 상권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조급한 마음에, 혹은 자금 사정에 맞춰 섣불리 상권을 결정하는 우를 범합니다.
특히 '빠진 자리'(기존 가게가 폐업한 자리)를 덥석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확장형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설령 좋은 자리가 아니더라도 계약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상권이 겹치지 않으니 괜찮다",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는 말에 넘어가 덜컥 계약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팔려는 아이템(낚싯대, 미끼)이 '광어'를 잡기 위한 것이라면, 민물 낚시터(상권)에 가서 아무리 열심히 낚시를 해도 광어를 잡을 수 없습니다.
내가 선택한 상권이 과연 내가 팔려는 아이템의 타겟 고객(물고기)이 많이 모이는 곳인지, 경쟁 환경(다른 낚시꾼들)은 어떤지, 내 아이템이 그곳에서 통할 만한 매력(미끼)을 가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단순히 특정 브랜드가 다른 지역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내가 창업하려는 지역에서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 지역의 특성, 소비 수준, 경쟁 환경, 브랜드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핵심 체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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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아이템 성공 여부: 해당 상권에서 나와 비슷한 아이템을 파는 가게가 잘 되고 있는가?
타겟 고객 일치 여부: 내 아이템의 주 고객층(연령, 성별, 소득 수준 등)이 해당 상권에 많이 거주하거나 방문하는가?
경쟁 강도 및 차별화: 경쟁 가게는 얼마나 많고, 그들과 비교했을 때 나의 경쟁 우위(차별점)는 무엇인가?
접근성 및 가시성: 고객들이 찾아오기 쉽고 눈에 잘 띄는 위치인가?
상권 분석은 발품을 파는 만큼 성공 확률을 높여줍니다.
절대로 조급하게 결정하지 마십시오.
3. '무리한 대출'이라는 시한폭탄: 레버리지가 아닌 족쇄가 된다
창업 자금이 부족할 때 대출은 분명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혹은 더 나은 시설 투자를 위해 적절한 수준의 대출을 활용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대출'은 성공적인 창업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좋지 않은 입지를 선택하면서 자금 부족을 이유로 과도한 대출을 받는 것은 그야말로 '시한폭탄'을 안고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과도한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현금 흐름을 압박하고, 이는 결국 운영 자금 부족, 재료 품질 저하, 인력 감축 등 악순환으로 이어져 폐업 가능성을 높입니다.
대출은 '레버리지'가 아니라 '족쇄'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대출이 '무리하지 않은' 수준일까요?
정답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총 창업 비용 대비 자기 자본 비율이 최소 70% 이상은 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권장합니다.
즉, 대출은 총 창업 비용의 30%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이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출 규모를 결정할 때 단순히 '빌릴 수 있는 만큼' 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도 몇 달간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며 버틸 수 있는 여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만약 자기 자본이 부족하다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창업을 강행하기보다는 창업 시기를 늦추거나, 소자본 창업 아이템을 알아보거나,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4. '계약서=종이뭉치?' 확인 않는 당신, 이미 실패는 예정됐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경우, 본사와 가맹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때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정보공개서와 두툼한 가맹 계약서를 제공하고, 최소한의 검토 기간(통상 1주일 이상)을 주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제도는 가맹점주가 계약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이 중요한 과정을 소홀히 합니다.
이미 특정 브랜드에 '꽂혀' 계약할 생각만 앞서거나, 복잡하고 어려운 법률 용어에 지레 겁먹고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서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와 같습니다.
나중에 장사가 잘 안되거나 본사와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몰랐다", "본사가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항변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모든 책임은 가맹점주 본인에게 돌아옵니다.
- 차액가맹금 (마진):
본사가 가맹점에 특정 물품을 공급하면서 얻는 유통 마진은 얼마인가? 시중 가격과 비교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인가?
- 필수 구매 품목:
반드시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해야 하는 강제 품목은 무엇이며, 그 범위는 적절한가? 내가 직접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없는가?
- 로열티 및 광고비:
매출 대비 로열티 비율은 얼마이며, 어떤 방식으로 부과되는가? 광고비 분담 조건은 명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가?
- 계약 기간 및 해지/갱신 조건:
최초 계약 기간은 얼마이며, 계약 해지 또는 갱신 조건은 어떻게 되는가? 위약금 규정은 합리적인가?
- 영업 지역 보호:
나의 영업 지역은 명확하게 보장되는가? 인근에 추가 가맹점 출점 제한 규정은 있는가?
계약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고, 이해가 안 되거나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조항이 있다면 반드시 본사에 설명을 요구하거나 전문가(변호사, 가맹거래사 등)의 자문을 받아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미심쩍다면 계약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나쁜 놈", "사기꾼"이라며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일 뿐입니다.
5. '주먹구구식 운영': 감이 아닌 데이터로 승부하라
성공적으로 창업을 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하지만 많은 초보 창업자들이 매장 운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감'에 의존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특히 매출과 비용을 꼼꼼히 기록하고 분석하는 '정산' 과정을 귀찮다는 이유로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충 얼마 벌었는지 아는데 굳이 왜 정산을 해야 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산을 하지 않으면 우리 가게가 정확히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어떤 부분에서 비용이 새고 있는지, 어떤 노력이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지 파악할 수 없습니다.
정산은 단순한 숫자 기록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인건비 비율을 조금 높였더니 서비스 만족도가 올라가 매출이 증대되었는지, 특정 재료비를 절감했더니 고객 불만이 늘어나지는 않았는지 등을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운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과하기 쉬운 것이 '감가상각' 개념입니다.
창업 시 투자한 시설 비용(인테리어, 설비 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하락합니다.
매달 벌어들인 돈을 모두 생활비로 써버리면, 나중에 시설을 교체하거나 폐업 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남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달 순수익의 일정 부분을 감가상각 비용으로 따로 저축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내가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기간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 기간 동안은 소비를 줄이고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창업과 지속적인 성장은 결코 '감'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체계적인 운영 관리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A
아닙니다.
무리한 대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창업 지원금이나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알아보거나, 초기 투자 비용이 적게 드는 소자본 창업 아이템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혹은 창업 자금을 모으는 동안 관련 업종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A
단순히 가맹점 수가 많거나 유명한 브랜드보다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추구하고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춘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보공개서를 통해 본사의 재무 건전성, 가맹점 평균 운영 기간, 폐점률 등을 확인하고, 실제 운영 중인 가맹점주들의 평판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조건이 투명하고 합리적인지,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가 이루어지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A
관심 있는 분야의 시장 조사를 충분히 하고, 관련 업종에서 직접 일해보며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창업 관련 교육을 수료하거나, 성공/실패 사례를 분석하며 간접 경험을 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현실적인 사업 계획 수립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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