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상가, 왜 권리금이 없을까?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권리금'이라는 큰 산을 마주하게 되죠.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권리금은 초기 창업 비용에 상당한 부담을 줍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권리금 없는' 신축 상가에 큰 매력을 느끼곤 합니다.
새 건물에서, 권리금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니, 정말 꿈같은 이야기 아닐까요?
하지만 잠시만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신축 상가에 권리금이 없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권리금의 본질: 영업 가치의 교환
권리금이란 무엇일까요?
기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가게를 넘기면서 받는 돈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가치가 포함됩니다.
첫째, 바닥 권리금은 상권과 입지에 대한 가치입니다.
둘째, 영업 권리금은 기존 가게의 단골손님,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에 대한 가치입니다.
셋째, 시설 권리금은 인테리어나 설비 등 기존 시설에 대한 가치입니다.
즉, 권리금은 '기존 가게가 쌓아 올린 유무형의 영업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거래하는 것입니다.
신축 상가에 권리금이 없는 이유
그렇다면 신축 상가는 어떨까요?
신축 상가는 말 그대로 '새로운' 공간입니다.
아직 아무도 영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쌓인 영업 가치도, 단골손님도, 시설도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넘겨줄 '영업 가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신축 상가에 권리금이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간혹 과거에는 시행사나 건물주가 '바닥 권리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현재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관행입니다.
결론적으로, 신축 상가에 권리금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특별한 혜택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인지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 '권리금 없음'이라는 달콤함 뒤에 숨겨진 진짜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리금 0원'의 함정, 높은 임대료의 비밀
신축 상가에 권리금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셨나요?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바로 '높은 임대료'라는 함정입니다.
건물주나 시행사 입장에서는 권리금을 받을 수 없는 대신,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월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리금 아꼈으니 월세 좀 더 내는 건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높은 임대료는 미래의 '권리금'을 갉아먹는 주범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임대료가 권리금 회수를 막는 이유
제가 한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여기 두 개의 상가가 있습니다.
A 상가 (구축): 보증금 1억 / 월세 500만 원 / 권리금 1억 원
B 상가 (신축): 보증금 2억 / 월세 850만 원 / 권리금 0원
B 상가는 권리금이 없어 초기 부담이 적어 보입니다.
하지만 3년 후, 두 가게 모두 장사가 잘 되어 새로운 사람에게 가게를 넘기려 합니다.
A 상가 주인은 "월세 500만 원 내고도 이만큼 버는 가게이니, 권리금 1억 5천만 원은 받아야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B 상가 주인은 어떨까요?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은 "월세가 850만 원이나 하는데, 여기서 장사해서 남는 게 있을까? 차라리 월세 싼 A 상가에 권리금 주고 들어가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B 상가 주인은 권리금은커녕, 가게를 넘기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권리금 0원의 메리트는 높은 월세 때문에 사라지고, 오히려 미래의 권리금 회수 기회마저 막아버린 셈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축 상가 임대료의 무서움입니다.
당장의 권리금 0원보다, 미래의 '적정 임대료'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적정 임대료는 단순히 가게 운영 비용의 문제를 넘어, 여러분의 소중한 투자금 회수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임을 절대 잊지 마세요.
호갱 탈출! 적정 임대료 확인하는 현실적인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신축 상가의 '임대료 함정'에 빠지지 않고, 적정 임대료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부동산 앱이나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는 실제와 다르거나, '미끼 매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발로 뛰는 것입니다.
관심 있는 신축 상가가 있다면, 그 주변의 기존 상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업소를 최소 3~5곳 이상 방문해야 합니다.
부동산 방문, 이렇게 접근하세요!
무작정 찾아가서 "여기 시세가 얼마예요?"라고 묻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손님에게 귀한 정보를 쉽게 내어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짜 계약할 가능성이 높은 예비 고객'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구체적인 업종과 규모를 밝히세요.
"안녕하세요, 제가 이 근처에서 15평 규모의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인데요. 신축 상가 A와 주변 구축 상가들의 임대 조건을 비교해보고 있습니다."
2. 예산 범위를 명확히 제시하세요.
"보증금은 O억, 월세는 O백만 원 선에서 생각하고 있는데, 이 조건에 맞는 괜찮은 매물이 있을까요?"
3. 신축 상가와 비교하며 질문하세요.
"신축 상가 A가 보증금 X억에 월세 Y백만 원으로 나왔던데, 주변 구축 상가들은 보통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권리금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나요?"
4. 진지한 태도로 정보를 요청하세요.
"여러 곳을 비교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습니다.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있다면 몇 군데 추천해주시고, 실제 계약 가능한 임대 조건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여러 곳을 방문하여 교차 확인하세요.
한두 곳의 정보만 믿지 말고, 여러 부동산에서 얻은 정보를 비교하고 분석하여 '객관적인' 시세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진지하게 접근하면, 공인중개사들도 여러분을 잠재 고객으로 인식하고 더 정확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품을 파는 만큼, 여러분의 소중한 투자금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여러 곳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축 상가의 임대료가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수준인지, 그리고 미래에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있을 만한 조건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신축 상가의 임대료가 주변보다 월등히 높다면, 아무리 '권리금 0원'이라 할지라도 과감하게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창업의 첫걸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A
절대 아닙니다.
신축 상가는 깨끗한 시설과 좋은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임대 조건인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A
물론 온라인 정보나 전화 문의도 보조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억 원이 오갈 수 있는 상가 계약에서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현장에서 직접 얻는 정보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일인 만큼, 조금 번거롭더라도 직접 발품을 파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길 강력히 권장합니다.
A
네, 가능합니다.
특히 신축 상가의 경우 초기 공실을 메우기 위해 건물주가 임대료 조정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 시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여러분의 창업 계획과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면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합리적인 조건을 요구하세요.
신축 상가 창업,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권리금 0원'이라는 달콤함에 취해 섣불리 뛰어들기보다는, 미래 가치를 결정짓는 '적정 임대료'를 꿰뚫어 보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가 알려드린 방법들을 통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성공적인 창업의 꿈을 이루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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