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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손실 10만원, 좀도둑? 내부직원? CCTV 증거 확보 기술 3단계

매일 10만 원씩 사라지는 재고, 외부 좀도둑일까요, 믿었던 내부 직원일까요? 이 글은 더 이상 심증과 추측으로 고통받지 않고, POS 데이터와 CCTV를 결합해 범인을 특정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구체적인 3단계 기술을 알려드립니다.

늦은 밤, 어두운 사무실에서 노트북을 보며 재고 문제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는 중년의 한국인 가게 사장님

매일 아침 POS기를 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마감 정산 후엔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만 늘어가는 사장님들, 아마 이 글을 보고 계시겠죠.

장부상 재고와 실제 재고는 계속 어긋나고, 순이익은 야금야금 사라집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 저도 잘 압니다. 과거에 저 역시 믿었던 직원 때문에 가게 하나를 통째로 날려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가장 고통스러운 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불신과 외로움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뜬구름 잡는 얘기 대신, 제가 수많은 현장을 컨설팅하며 정립한 '데이터 기반 범인 특정 및 증거 확보 기술'을 전부 알려드리겠습니다.


Part 1: 범인의 그림자 추적하기 (심증을 확신으로)

가게 점주가 포스기 화면에서 판매 취소 내역 같은 의심스러운 데이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분석하고 있는 모습

수사를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할 일은 적의 유형을 파악하는 겁니다. 좀도둑과 내부 직원은 목표와 행동 패턴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좀도둑 vs 내부 직원, 결정적 행동 패턴 차이 3가지

1. 대상 품목이 다릅니다.

좀도둑은 주로 부피가 작고 비싸며, 즉시 현금화하기 좋은 상품을 노립니다. 화장품, 소형 전자제품, 주류 등이 대표적이죠. 반면 내부 직원은 담배, 소모품, 식자재처럼 티가 잘 안 나고 꾸준히 빼돌릴 수 있는 품목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범행 시간대가 다릅니다.

좀도둑은 손님이 많아 혼잡하거나 직원의 감시가 소홀한 특정 시간대에 범행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내부 직원은 CCTV 사각지대를 정확히 알고 있거나, 본인 근무 시간, 혹은 재고 조사 직전후 등 시스템의 허점을 노리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3. 피해 규모와 빈도가 다릅니다.

좀도둑은 일회성, 비정기적으로 발생하지만 한번에 큰 손실을 입힐 수 있습니다. 내부 직원은 소액이라도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이게 더 무서운 겁니다. 매일매일 순이익이 새어 나가는 거죠.

CCTV는 청진기: 무작정 돌려보지 마세요

많은 사장님들이 일단 CCTV부터 24시간 돌려보려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건 시간과 정신력을 갉아먹는 최악의 방법입니다. 수사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죠.

기억하십시오. CCTV는 범인을 잡는 도구가 아니라, 시스템의 구멍을 찾는 청진기입니다. 어디가 아픈지 알아야 정확한 곳에 청진기를 댈 수 있겠죠?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POS 데이터입니다.

데이터가 범인을 가리킨다: POS 분석 선행 작업

CCTV를 켜기 전, 먼저 지난 2주간의 POS 데이터를 뽑아 아래 3가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 판매 취소 내역: 특정 직원 근무 시간에 유독 판매 취소 기록이 잦다면, 돈만 받고 물건을 빼돌렸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 재고 오류 등록: '전산 오류'나 '파손'으로 재고를 임의로 수정하는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직원이 있다면 요주의 대상입니다.

  • 특정 상품 재고: 유독 자주 사라지는 상품(예: 담배, 특정 주류)의 입고 및 판매 데이터를 시간대별로 분석하여 패턴을 찾아야 합니다.

이 분석만으로도 우리는 수사 범위를 1/10로 좁힐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언제', '무엇을' 중심으로 CCTV를 봐야 할지 알게 된 겁니다.


Part 2: 결정적 증거 확보 작전 (CCTV 분석 3단계)

데이터로 용의선상을 좁혔다면, 이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차례입니다. 절대 감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철저히 계획된 3단계 프로세스를 따르십시오.

STEP 1: 의심 시간대 특정하기 (수사 범위 좁히기)

POS 데이터에서 찾아낸 의심스러운 기록(판매 취소, 재고 오류 등)이 발생한 시간의 전후 10분을 집중 공략 대상(타임 스탬프)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A 직원이 오후 3시 5분에 특정 담배의 판매를 취소했다면, 우리는 CCTV의 2시 55분부터 3시 15분까지의 영상을 최우선으로 확인하는 겁니다. 24시간짜리 막막한 영상이 20분짜리 목표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STEP 2: 동선 추적과 행위 패턴 분석 (결정적 순간 포착)

편의점 직원이 CCTV를 등지고 몸으로 가린 채 선반에서 작은 물건을 몰래 빼내고 있는 장면편의점 직원이 물건을 정리하는 척하며 CCTV 카메라를 훔쳐보고 있는 의심스러운 모습

편의점 직원이 선반에서 훔친 물건을 자신의 주머니나 유니폼 안에 재빨리 숨기고 있는 결정적인 순간


이제 특정된 시간대의 영상을 보며 용의자의 '동선'과 '행위'를 분석합니다.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읽는' 겁니다.

  • 상품 접근: 해당 상품 근처에 비정상적으로 머무는가?

  • CCTV 확인: 카메라를 의식적으로 쳐다보거나 사각지대로 몸을 숨기는가?

  • 물품 은닉: 주머니, 가방, 쓰레기통 등 상품을 은닉하는 듯한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는가?

  • POS 조작: 포스기 앞에서 취소나 오류 등록을 하며 주변을 살피는가?

이런 행위 패턴이 반복적으로 발견된다면, 그 순간이 바로 우리가 찾던 결정적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TEP 3: 증거 영상 확보 및 법적 검토 (감정은 금물)

의심스러운 행위가 포착된 영상은 반드시 원본 파일을 백업해야 합니다. 날짜, 시간, 행위 내용을 파일명으로 정리하여 유사시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아, 여기서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해야겠네요. 증거를 확보했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직원을 추궁하거나 다그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오히려 역으로 고소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중요 경고

확보된 영상은 법적 효력을 갖춘 증거인지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또한, 직원 대면 시에는 노무사와 상담하여 합법적인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섣부른 판단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Part 3: 더 이상의 출혈을 막는 시스템 구축

범인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재고 손실, 이제 그만 (예방을 위한 시스템)

가게 매니저와 직원이 밝고 깨끗한 창고에서 함께 태블릿을 보며 정기 재고 조사를 하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

결국 핵심은 '누구나 보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하는 것입니다.

  • 정기 재고 조사 공지 및 시행: 한 달에 한 번 불시에 했던 재고 조사를, 매주 월요일 아침처럼 정기적인 업무로 만드십시오. 예측 가능한 관리는 오히려 투명성을 높입니다.

  • CCTV 작동 및 촬영 범위 고지: 법적 의무이기도 합니다. CCTV가 어디를 어떻게 촬영하고 있는지 명확히 고지하여 범죄 심리를 사전에 위축시켜야 합니다.

  • 2인 1조 근무 및 교차 검증: 중요한 마감 업무나 재고 조사는 반드시 2인 1조로 진행하여 상호 견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십시오.

  • POS 권한 차등 부여: 판매 취소나 재고 수정 같은 민감한 권한은 점장이나 신뢰할 수 있는 관리자에게만 부여하여 시스템의 허점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더 이상 사장님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지 마십시오. 의심과 불신이 아닌, 투명하고 건강한 시스템이 가게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CCTV를 직원이 못 보게 저만 볼 수 있는 곳에 설치해도 되나요?
A

절대 안 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CCTV 설치 목적과 촬영 범위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안내판 등으로 고지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몰래 촬영한 영상은 법적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오히려 사장님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물증은 있는데 직원이 계속 부인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때부터는 사장님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것입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확보한 증거 자료를 가지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변호사와 상담하여 절도죄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인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과거의 제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먹구구식 운영과 막연한 믿음만으로는 내 가게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부디 오늘 제가 알려드린 방법이 사장님들의 오랜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장님들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재고 로스를 관리하고 계신가요? 더 좋은 노하우나 가슴 아픈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서로의 경험이 모여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재고 손실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법적 조언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법적인 판단이나 조치는 반드시 변호사, 노무사 등 해당 분야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 인생선배 박병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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